대선정국에 물가 통제력 미흡 자고일어나면 생필품값 껑충 불황터널에 가계수입 감소

주부들 ‘더 싼 마트’ 찾아 발품 가계소득 감소·얇아진 지갑 사정에 다이소등 균일가 생활용품점 북적 젊은층도 늘어 고단한 삶 반영 #1. 부천에 사는 주부 최미선(29) 씨는 대형마트보다 동네 마트를 자주 이용한다. 최 씨는 “동네 마트들도 가격이 제각각”이라며 “동네 한 마트에 가면 다른 마트보다 우유가 100원 더 싼데, 소문이 났는지 그 마트 우유는 금방 동난다”고 했다. 최 씨는 “불황이다보니 지금은 100원이라도 더 싸면 먹힌다”며 “또래 엄마들끼리 정보(?)를 공유하면서 마트별로 싼 곳을 알아보며 장을 본다”고 했다.

#2. 자취생활 5년차인 직장인 이병기(35) 씨는 주말에는 집에서 요리를 거의 하지 않는다. 주로 간단한 메뉴를 포장해 와서 먹거나 가정간편식(HMR)을 이용한다. 한 씨는 “혼자 살다보니 요리하는 것도 귀찮고, 요리할 시간에 더 쉬는 게 낫다”며 “요즘은 혼자 재료를 직접 구입해서 요리를 하는 가격보다 간편식으로 나온 제품들이 더 저렴하고 맛도 있어 자주 이용한다”고 했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드는 비용인 ‘시발비용’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지만 장바구니 물가가 치솟고 있어 지금은 ‘시발비용’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것 조차 언감생심이다. 사진은 장바구니 이미지.
스트레스를 받을 때 드는 비용인 ‘시발비용’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지만 장바구니 물가가 치솟고 있어 지금은 ‘시발비용’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것 조차 언감생심이다. 사진은 장바구니 이미지.

최근 사회관계서비스망(SNS)에서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 드는 비용인 ‘시발비용’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충동구매와 비슷한 소비행태를 일컫지만 ‘내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으면 쓰지 않았을 비용’이라는 의미를 강조한다. 하지만 지금은 ‘시발비용’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것 조차 언감생심이다. 장바구니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지속돼온 생활물가 상승세는 진정 기미가 없다. 계란, 닭고기, 무, 오징어 등 농축산물에 이어 석유, 항공료, 화장품 등도 속속 인상 대열에 동참하는 형국이다.

게다가 대선정국으로 치닫고 있지만 이같은 고공행진 물가를 잡기 위한 정부나 정치권의 움직임이 미흡해 소비자들이 신(新)자린고비로 살아갈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서민의 고달픈 삶도 느껴진다는 게 중론이다.

최근 한국소비자원이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을 통해 3월 주요 생필품 판매가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월에 비해 대파(10.4%)ㆍ양파(8.7%)ㆍ오징어(5.5%) 등 일부 신선제품 가격이 상승했다. 일반공산품 중에는 베이비로션(8.6%)ㆍ구강청정제(7.7%)ㆍ핸드로션(7.0%) 등이 올랐고 가공식품은 즉석우동(8.7%)ㆍ혼합조미료(5.7%) 등이 상승했다. 또 지난해 3월과 비교했을 때에는 무(34.3%)ㆍ계란(31.0%)ㆍ벌꿀(21.4%)ㆍ돼지고기(16.9%) 등이 올랐다.

주부 최 씨는 “같은 제품이라도 판매점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큰 만큼 생필품을 구입하기에 앞서 온라인에서 판매가격과 할인행사 등을 확인하면 좋다”며 “발품을 조금만 팔면 같은 가격에 1+1제품을 득템할 수 있다”고 했다. 최 씨와 같은 이는 철두철미한 ‘스마트쇼퍼’다.

특히 경기불황이 지속되자 최근 ‘다이소’와 같은 가격이 저렴한 균일가 생활용품점을 이용하는 사람들 역시 증가 추세다. 가계소득 감소와 어려워진 주머니 사정이 그 배경이다.

균일가 생활용품점을 찾은 대학생 강모(25) 군은 “옛날엔 싼게 비지떡이라고 해서 거의 방문이 없었지만 지금은 주변 친구들까지 이곳을 이용하는 사람이 늘었다”며 “학용품 등은 가격 대비 품질 및 성능이 좋은 편이라 생활비를 조금이나마 아껴보려고 자주 이용한다”고 했다.

한 시장조사전문기업 설문조사에 따르면 동네슈퍼나 편의점, 재래시장보다도 균일가 생활용품점을 더 자주 찾고 있었다. 특히 20대~30대 젊은층이 일상생활에서 균일가 생활용품점을 자주 이용하는 경향이 보다 뚜렷했다. 또 균일가 생활용품점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이유와 관련해서는 한 곳에서 여러 가지 상품을 편리하게 구입할 수 있는 매장의 특성과 함께 가성비를 따지는 소비자가 많아지고, 경기 불황으로 가계소득이 감소한 것도 한몫했다.

최원혁 기자/


choig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