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율 폴크스바겐 7.3%, 현대기아 2.7% 투자 총액도 16조…4배 달해 현대ㆍ기아차가 매출액 대비 R&D(연구개발)에 투자한 비율이 세계 최대 자동차 기업 폴크스바겐에 비해 3배 가까이 뒤쳐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R&D에 투자한 절대규모로 보면 폴크스바겐이 현대ㆍ기아차보다 4배 이상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폴크스바겐은 ‘디젤게이트’ 직격탄을 맞고도 역대 최대 실적으로 올린 동시 세계 최대 R&D 투자기업 명성답게 R&D 투자비용을 늘려 예년 수준을 유지했다.
현대ㆍ기아차도 2년 연속 판매목표를 못 채우는 부진 속에서도 R&D를 꾸준히 늘려 투자비율을 늘렸지만 폴크스바겐에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친환경차 등 갈수록 자동차 산업이 고도화되는 가운데 지금의 격차가 향후 실제 시장에서 제품 경쟁력이나 판매량으로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3일 폴크스바겐의 연례보고서와 현대ㆍ기아차의 각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폴크스바겐은 지난해 매출액 1860억1600만유로(약222조1552억원) 중 R&D에 136억7200만유로(약 16조3282억원)를 투자했다. 매출액 중 R&D에 투자한 R&D 집약도는 7.3%였다. 전년도 7.4%에서 소폭 감소했지만 유럽 기업의 평균 R&D 집약도인 4% 수준을 크게 상회했다.
디젤 배출가스 조작 사건으로 전 세계적인 판매중단, 리콜과 함께 미국에서 막대한 비용의 손해배상금이 잡혔어도 R&D 투자총액을 1.1% 늘린 결과였다.
현대ㆍ기아차는 지난해 146조3600억여원의 매출액 중 R&D에 4조원 수준인 3조9986억원을 투자해 R&D 집약도는 2.7%로 집계됐다. 폴크스바겐과 현대ㆍ기아차의 R&D 집약도 차이는 2.7배다.
현대차와 기아차를 분리해서 보면 현대차가 2.5%, 기아차가 3.1%다. 지난해 현대차가 기아차보다 매출액이 2배 가까이 많았어도 R&D 투자비용은 1.4배에 그쳐 상대적으로 현대차의 비율이 낮았다.
다만 현대ㆍ기아차도 실적 부진 속에서도 현대차는 2015년 2.4%에서 지난해 2.5%로 늘렸고, 기아차는 전년도(3.1%)와 동일한 수준으로 R&D에 투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자동차 산업의 R&D 분야가 점차 세분화되고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어 R&D 집약도보다 전체적인 R&D 총량에서 차이나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실제 폴크스바겐의 R&D 투자비용은 한화 기준 16조원 이상으로 현대ㆍ기아차보다 4배 이상 많다. 지난해 자동차 판매량 2위 기업 도요타도 R&D 집약도가 3.7%로 현대ㆍ기아차와 1%포인트 차이에 불과하지만, 투자 총량은 1조560억엔(10조5747억원)으로 현대ㆍ기아차에 2.5배가 넘는다.
이에 대해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매년 유럽연합집행위원회는 전 세계 기업별 R&D 투자 순위를 발표하는데 2015년말 기준 폴크스바겐이 1위를 기록했다. 이는 곧 폴크스바겐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척도”라며 “우리나라 자동차 R&D 투자비용이 독일에 크게 차이나는 것은 향후 자율주행, 친환경차에서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것을 의미해 이에 대비한 투자비용을 지금이라도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2015~2018년 4년간 R&D에 31조6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자동차 산업 전반적으로 R&D 격차가 더욱 크다는 점이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완성차 업체와 부품업체의 R&D 투자 총합에서 독일은 2015년 기준 50조원 이상이었지만 우리는 7조5000억원에 그쳤다. 독일은 부품사들의 비중이 40%에 달했지만 우리는 R&D를 절대적으로 완성차에 의존하고 있다.
정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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