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안방극장은 범죄드라마가 대세다. 이 중 인기리에 방영중인 ‘갑동이’는 미제사건인 과거 화성연쇄살인사건을 재구성해 더욱 시선을 모으고 있다. 얼마전 ‘갑동이’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시청자는 한 방 먹은 기분이다. 형사들의 롤 모델이자 사람좋은 이웃집 아저씨, 차도혁 계장이 바로 주인공. 편안한 웃음과 다독임의 손길이 서늘한 눈빛과 이죽거림으로 바뀌는 두 얼굴의 정인기(차도혁)는 그야말로 싸이코패스의 전형처럼 보인다. 범죄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연쇄살인범에 꼬리표처럼 붙는 사이코패스와 또 다른 개념인 소시오패스에 대한 관심도 커가고 있다.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지 못하는 냉혈한이란 측면에서 둘은 종이 앞뒷면이지만 범죄를 구성하느냐 않느냐에서 극단적으로 벌어진다. 사이코패스가 범죄에까지 나아간다면 소시오패스는 선을 넘지 않고 자신에게 유리하게 상황을 만들어 상대방을 무너뜨린다.
최근 출간된 책 ‘나, 소시오패스’가 들려주는 소시오패스의 실체는 또 다른 충격이다. 소시오패스라고 스스로 밝힌 현직 법대교수가 쓴 이 책에서 저자는 자신은 충동적이고 위험에 대한 내성, 두려움이 없다고 말한다. 웬만해선 불안해하거나 동요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를 불안하게 해 어떤 상황에서든 유리한 입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관점은 오직 ‘이것이 나에게 유리한가’라는 것. 저자는 이런 기질과 어울리는 직업으로 투자상담사, 변호사, 외과의사 등을 꼽는다. 직업 상위 1%에 속하는 이들이다. 그렇다면 이런 기질은 바뀔 수 있는 걸까. 그의 대답은 이들도 사회에서 함께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안방극장에 넘쳐나는 범죄드라마들, ‘쓰리데이즈’‘골든크로스’‘신의 선물’‘갑동이’‘너는 포위됐다’ 등은 그야말로 ‘나쁜 놈들 전성시대’ 를 증언한다.
이윤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