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차종분류 체계 전면개편 길이·너비보다 바닥면적 현실적 친환경차 고려, 배기량 기준 손질

기아차의 K3를 모는 초보운전자 김모(31ㆍ여)씨는 최근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의 한 요금소에서 머쓱함을 느꼈다. 자신의 차량은 1600cc ‘준중형’으로 알고 있는데 통행 요금표엔 이런 분류가 없고, ‘1종(소형차)ㆍ2종(중형차)…’ 등으로 기재돼 있어서다. 요금은 소형차에 맞게 내서 좋았는데, 어리둥절함은 가시지 않았다. 김씨는 자동차관리법상 ‘준중형’은 없는 용어일 뿐만 아니라 통행료는 배기량이 아닌 윤거(바퀴 사이의 거리)를 기준으로 차종을 나눈다는 걸 몰랐기 때문이다.

16일 국토교통부가 1999년 뼈대를 잡은 현행 차종 분류 체계를 전면 개편하기로 한 건 김씨의 사례처럼 국민에게 혼란을 주는 차량 관련 법령<표참조>을 대대적으로 손질할 필요가 있어서다.

새로운 형태의 차량이 나오면 차종 분류에 없다는 이유로 운행을 불허하다 여론이 악화하면 땜질식으로 분류에 나섰던 걸 막겠다는 의지다. 한마디로 경직돼 있는 차량 분류 체계에 유연성을 더해 국민 눈높이에 맞추고, 차량 관련 신기술 변화에 대응하자는 게 키워드다. 과거 국토부는 차량 분류ㆍ운행허가 관련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이륜차ㆍ전기차ㆍ초소형차(르노삼성 트위지) 분류를 위한 연구를 부랴부랴 시행했다.

국토부가 이번에 ‘자동차 차종분류 국제화ㆍ일원화 연구’를 발주하면서 눈에 띄는 건 대ㆍ중ㆍ소형차를 나누는 기준으로 바닥면적(폭X너비)과 탄소배출량을 예시로 거론한 점이다. 바닥면적은 국민이 차량의 크기를 가장 직접적으로 느낄 요소이고, 탄소배출량은 배기량(cc)이라는 단위로는 표시할 수 없는 전기차ㆍ수소차 같은 비(非) 내연기관 차량에 맞다는 이유에서다.

국토부 관계자는 “바닥면적ㆍ탄소배출량을 기준으로 삼을지 검토하고 있고, 용역 결과를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차종 기준을 인용하고 있는 다른 법령의 일원화도 추진한다. 특히 탑승 인원에 따라 차를 분류한 도로교통법, 자동차세를 정해 놓은 세법, 택시ㆍ버스 등에 적용하는 여객ㆍ화물운송법엔 새 차종 분류를 쓰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탄소배출량이 차종 분류 기준으로 채택되면 현재 배기량에 따라 부과되는 자동차세 체계도 바뀔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

국토부는 이를 위해 행정자치부, 국세청, 경찰청 등 차량 관련 법령을 다루는 기관과 학계ㆍ업계까지 아우르는 협의체를 구성ㆍ운영할 계획이다. 여기에서 차종 분류에 관한 협업ㆍ의견교환을 하겠다는 것이다.

홍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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