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윤희 기자]전국 주유소 3000여개가 오는 12일 동맹 휴업을 예고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알뜰주유소는 동맹휴업 방침에 반발합니다. 비슷한 주유소인데 왜 이같은 입장 차이가 벌어지는 것일까요.
한국주유소협회가 주도하는 이번 동맹휴업은 정부의 거래상황기록부의 개편에 따른 것입니다.
주유소들은 정부가 기존 월간보고에서 주간보고로 방침을 바꾸자 “과도한 인력과 인건비가 요구된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어려워 아르바이트생 1명 늘리기도 벅찬데, 주간보고로 인한 업무량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자영알뜰주유소협회는 최근 “동맹 휴업은 가짜 및 불법석유를 방지하는 정부 법에 도전하는 것”이라며 한국주유소협회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자영알뜰주유소협회는 개별 사업주들에게 “명분도 논리도 없는 동맹휴업에 동조하지 말고 24시간 정상영업에 만전에 기할 것”이라고 당부했습니다. 전국 1000여개에 이르는 알뜰주유소가 정상영업을 하면 그만큼 주유소 동맹휴업의 파급 효과는 떨어지게 됩니다.
주유소들의 대립을 이해하려면 먼저 알뜰주유소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2011년 12월 정부가 ‘기름값 잡기’의 일환으로 만든 알뜰주유소는 석유공사에 납품되는 알뜰주유소용 석유제품과 석유전자상거래 및 정유사와의 계약을 통해 제품을 공급받습니다. 그만큼 정부 의존도가 높다고 할 수 있지요.
지난 4월30일 기준으로 전체 알뜰주유소는 1047개까지 증가한 가운데, 도로공사나 농협에 소속되지 않은 자영알뜰주유소 숫자는 418개였습니다.
알뜰주유소 숫자가 급속히 늘어나자 정유 4사를 포함한 일반 주유소 업계는 알뜰주유소와 이곳에 석유제품을 공급하는 삼성토탈 등을 ‘정부 특혜’로 몰아 공격해 왔습니다.
양측이 대립하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알뜰주유소들은 이번 주유소 동맹휴업이 한국주유소협회의 ‘밥그릇 챙기기’라고 보고 있습니니다.
주유소협회가 이번 거래상황기록부 주간단위 개편에 따라 회원사들의 회비 납부 명목인 보고 업무를 한국석유관리원에 이관해야 해 ‘밥그릇’ 쟁탈전에 나섰다는 시각입니다. 가뜩이나 사이가 나쁜데, 주유소협회의 밥그릇 쟁탈전에 힘을 보탤 이유가 없다는 계산이지요.
한편 주유소협회는 지난 2일 예정된 동맹휴업 관련 기자회견을 돌연 취소했습니다. ‘내부사정’에 따라 취소했다고 해명했지만, 일각에서는 동맹 휴업 참가업체 수가 현저히 낮은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당초 주유소협회가 전국 주유소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3000여개 업소의 휴업 참여를 공언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참가를 고사한 업소들이 많아 자칫 ‘공수표’가 될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