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이슬람 율법이 엄격한 이란에 때아닌 성형 열풍이 일고 있다.
아랍 문화권에 성형 열풍도 놀랍지만, 성형 1순위가 ‘코 낮추기’ ‘가슴 축소’로 한국과는 정반대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국제성형외과학회 이란 지부가 자체 집계한 이란의 성형외과 의사 수는 3600명에 이른다. ‘성형 공화국’이라는 한국 성형외과 의사수가 1250명(2011년 기준)인 것에 비하면 세배 가량 많은 숫자다.
국제성형외과학회의 이란 지부장 화라바슈(53) 의사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이란은 미용 성형분야에서 최첨단”이라며 “성형외과 의사 수가 미국과 브라질 다음으로 많다”고 말했다.
그는 “그 중에 코 시술은 세계 1위”라며 “콧등이 봉긋 위로 향하도록 바로 아랫부분을 깎는 것이 유행”이라고 귀띔했다.
실제로 미용 성형의 70%가 코에 집중됐다. 성형하는 남성도 늘어 남녀 비율은 3 대 7로 나타났다. 비용은 의사에 따라 다르지만, 한화 약 100~400만원 선이다. 이란 평균 임금이 월 40만원 정도 인 것에 비하면 거액이다.
한달 월급의 최대 10배에 달하는 성형을 이란인들은 왜하는 걸까. 30대 이란 여성 시바는 “피부는 노출할 수 없고 머리카락도 스카프로 숨기기 때문에 우리가 밖으로 내놓을 수 있는 것은 얼굴 뿐”이라며 “인상을 결정하는 코는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코 뿐만이 아니다. 가슴 축소 수술도 인기다. 최초의 이란 여성 성형외과 의사 고루바니(45)는 “이란 여성은 유전적으로 풍만한 가슴을 가지고 있지만, 최근에는 옷에 어울리지 않는다며 싫어한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풍성하고 포근한 가슴을 선호했지만, 지금은 날씬한 체형이 인기라는 것이다. 고루바니는 “이것 역시 서양의 영향”이라고 풀이했다.
이슬람 율법상 성형은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다. 자신의 몸을 손상시키는 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예외적으로 ‘열등감 해소ㆍ마음의 병 치료’와 관련된 시술은 허용한다.
하지만 수도 테헤란의 성형외과를 찾는 여성들에게 마음의 병을 고치기 위해 병원을 찾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최대 목적은 ‘좀 더 아름다워지기 위해서’다. 아사히신문은 “이슬람 율법에서 금기시하는 성형은 이란에서 유명무실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이 성형에 상대적으로 열린 마음을 갖게 된 데는 1980~1988년 치러진 이란-이라크 전쟁도 한몫했다. 성형의사 경력 32년째인 쟈라리(67)는 “부상 병사들의 증상이 너무 다양해 각종 치료 연구가 필요했다”며 “이 때문에 성형 기술도 발달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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