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미만 단기채 투자 급증 원화가치변화로 무위험수익 금융시장 변동성 높일 우려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국내 금융시장에 단기성 투기자본인 핫머니(Hot money)가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 정책과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 중국의 사드 보복과 북한의 미사일 도발 등 대내외적 변수들 속에 원화가치가 출렁이자 단기 차익을 얻기 위해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상장 채권을 총 5조1860억원 순투자했다. 순투자는 순매수 분에서 만기상환 금액을 뺀 액수다. 이같은 외국인의 채권 순투자 규모는 2009년 10월(6조1400억원) 이후 7년 4개월 만에 최대치다. 특히 만기 1년 미만의 단기채권을 집중 매수했다.

지난해 외국인은 만기 1년 이상 국채와 통안채를 주로 매수하고, 1년 미만 단기채는 순매도를 해왔다. 지난해 외국인이 순매도한 1년 미만 단기채 규모는 총 39조2700억여원에 이른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분위기가 바뀌었다. 외국인들은 지난 2월 국채와 통안채를 일 평균 3660억원 이상 대규모로 순매수하기 시작해 2월에만 2조2500억원 이상 순투자를 했다. 이에 따라 1년 미만 단기채 비중도 20.7%에서 22.9%로 2.2%포인트 확대됐다.

투자 지역별로 봐도 단기 투기자금으로 분류되는 아시아권이 2조1000억원으로 많았다. 장기 투자 자금인 유럽(1조1000억원)과 미주(5100억원) 투자액을 합친 것보다 많은 수준이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뚜렷한 이유없이 국적별 채권매매 현황을 감추고 있지만, 예전에도 태국이 단기 재정거래를 주도했었다.

핫머니가 유입되는 이유는 ‘원화 가치’ 때문이다. 최근 선물환율에서 현물환율 뺀 차이인 FX스왑포인트의 마이너스 폭이 확대되면서 재정거래 유인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특정국가의 채권을 투자하면 금리와 환율을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는데, 최근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핫머니들이 단기채를 통해 환율에 배팅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FX스왑포인트의 마이너스 폭이 확대되면서 최근 외국인이 1년 이하 단기채 투자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은 신용위험을 차감해도 무위험 차익거래(arbitrage) 폭이 만기에 따라 0.4~0.8%에 이른다”며 “이에 따라 수익률이 2.1~2.2%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국 국채 및 통안채의 대체제인 미국 달러 AA급 금융채 1년물 금리가 1.3~1.4%임인 점을 고려하면 0.7%포인트 이상 높은 셈이다.

이같은 핫머니의 유입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FX스왑포인트의 마이너스 폭이 줄어들 만한 요인이 적은 탓이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기준금리 인상이 전망되지만 한국은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여 금리 역전이 예상되는데다, 국내 보험사의 해외 투자 증가로 현물환을 사고 선물환을 파는 바이앤셀(Buy & Sell) FX스왑 수요가 늘었다”며 “FX스왑 포인트의 마이너스 상태가 유지되며 외국인의 재정거래 유인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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