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질 게 터진 거죠. 개인 세무사가 수천명의 종합소득세신고를 모두 맡으려다 보니 가짜 증빙서류를 만들었을 거고, 국세청에서도 뭐라 하지 않으니 수년 동안 같은 서류를 제출했던 거죠.”

이른바 ‘세무사 스캔들’ 소식을 접한 한 세무사의 설명이다. 사건 소식을 접한 다른 세무사들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대부분 “이렇게 될 줄 알고 있었다”는 얘기였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세무사들의 과열 경쟁을 원인으로 꼽았다.

세무사들 사이에서도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일단 받고 보자’는 식으로 고객유치에 열을 올린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보험사 등을 돌며 세무 강의를 해주고 회사로부터 고객을 소개받는 식의 영업이 만연한 상황이다. 아예 고객 상담보다 세무 강의를 위해 출장을 가는 시간이 더 많은 세무사도 흔하다. 영업이 주가 되다 보니 기존 고객들의 소득신고는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

소득신고가 간편화된 직장인과 달리 지출 증빙을 모두 챙겨야 하는 프리랜서들은 보통 세무사에게 신고를 맡긴다. 세무사에게 맡긴다지만, 휴가를 내고 증빙자료를 챙겨야 하는 사람도 많다. 그래서 세무사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그러나 A 씨는 소득신고 기간에도 세무 강의를 진행하느라 정작 고객들의 지출 증빙은 아르바이트생에게 맡겨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감독해야 하는 국세청도 책임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똑같은 내용의 지출 증빙 서류가 수년에 걸쳐 수천장이 접수되는 동안 국세청은 문제를 인지하지 못했다. 피해자들이 분노하는 부분도 비슷하다. A 씨에게 소득신고를 맡겼다 1억원을 추징당할 위기에 처한 보험설계사 김모(55ㆍ여) 씨는 “A 씨가 멋대로 낸 서류 때문에 졸지에 탈세범으로까지 몰렸다”며 “그동안 감독도 못 해온 국세청이 지금에서야 개인을 범죄자로 모는 느낌이라 억울할 뿐”이라고 호소했다.

업계에서는 “예전부터 알았다”는 분위기인데, 국세청은 뒤늦게 개인사업자들에게 지난 5년 동안의 지출 증빙을 요구했다. 국세청은 “증빙 자료의 보관 의무는 납세자에게 있다”고 하지만, 감독 의무를 소홀히 한 자신의 책임을 먼저 따지지 않으면 잡음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