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겁게 받아들인다” 자성

6ㆍ4 지방선거 대단원의 막이 내려진 직후 열린 여야 지도부 회의에서는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ㆍ안철수 공동대표 그 누구도 웃지도 울지도 않았다. ‘세월호 참사’ 여파 속에 치러진 이번 지방선거가 역대 선거를 통틀어 여야 그 누구도 자신있게 우위를 주장하기 어려운 결과를 냈다는 평가 때문이다. 여야 지도부는 모두 표면적으로는 “선거 결과를 무겁게 받아드린다”며 자성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다만 수도권에서는 새누리당이, 충청권에서는 새정치가 승리를 거두면서 정치권 전반에 책임을 묻는 ‘절묘한 구도’로 지방선거가 마무리 됐기 때문에 내부적으로는 ‘숨통이 트였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이 때문에 당장 진행될 세월호 참사 국정조사와 지방선거의 ‘연장전’인 7ㆍ30 재보궐 선거에서 저마다 우위를 점하기 위한 공방전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완구 새누리당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길동기자.gdlee@heraldcorp.com
이완구 새누리당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길동기자.gdlee@heraldcorp.com

새누리당 이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회의에서 “국민의 빈틈없는 균형감각에 감사드린다”라면서 “세월호 참사 후속 대책으로 여권이 제시한 ‘국가 대개조’ 작업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표심을 통해 유권자들의 성난 민심을 목도한 만큼 세월호 참사 후속 작업을 착실히 준비하겠다는 다짐이었다. 이는 그 동안 수세에 몰렸던 박근혜정부의 국정 운영 추진에 속도를 붙이겠다는 속내이기도 하다.

반면 새정치연합 김 공동대표는 “우리 사회의 책임있는 자리에 있는 모두가 스스로 변화할 때 대한민국의 진정한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면서 “새정치연합부터 변하겠다. 책임있는 대안정당, 수권정당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내세운 ‘무능정권 심판론’이 예상만큼 유권자들의 표심을 사로잡지 못했다는 점에서, 자성론과 함께 ‘변화’에 대한 근본적 요구부터 해결해 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길동기자.gdlee@heraldcorp.com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길동기자.gdlee@heraldcorp.com

다만 그는 정부여당에 대한 견제의 끈도 놓치지 않았다. 김 공동대표는 이어 “이번 선거 결과는 세월호에서 살릴 수 있었던 생명을 단 한명도 살리지 못한 정부의 무능과, 국민의 눈물이 아니라 대통령의 눈물만 걱정하는 새누리당의 무책임에 대한 국민의 경고이기도 하다”라면서 “국민 눈물을 먼저 아파하는 집권세력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며 날을 세웠다. 세월호 참사로 불거진 ‘정부 책임론’을 부각해 재보선 승리의 발판을 놓으려는 전략이 깔려있는 셈이다.

이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