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적자탈출 1년 만에 다시 수익성 급감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국내 완구 업계의 절대강자인 손오공이 다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지난 2015년 극적으로 적자에서 탈출한 지 1년 만이다.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관계사와의 거래 속에서 손오공의 수익성은 급감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완구 업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초이락콘텐츠팩토리(이하 초이락)’ 관련 논란이 재점화 할지 시선이 쏠린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손오공은 지난해 매출 1293억원, 영업이익은 37억원, 당기순이익 1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1251억원)보다 3.3% 성장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104억원, 93억원)은 각각 64.5%, 81.2% 감소했다. 손오공이 지난 2014년부터 헬로카봇, 터닝메카드 등을 잇달아 히트시키며 승승장구해온 것을 고려하면 납득키 어려운 부진이다.
특히 시선을 끄는 부분은 손오공이 밝힌 실적부진의 원인이다. 손오공 측은 “지난해 ▷상품 매입원가 상승 ▷구(舊)상품 판매단가 인하 및 평가손실 반영 ▷애니메이션 제작비 일시 상각 등의 이유로 손익구조가 변동했다”고 설명했다. 손오공은 터닝메카드와 헬로카봇의 기획과 생산은 초이락에 맡기고, 여기서 각종 완구 상품을 구매해 유통만 담당하고 있다.
실제 손오공은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총 799억원어치의 상품을 초이락에서 구매했다. 전년동기(451억원)보다 77%나 늘어난 수치다. 손오공의 제품 재고 역시 2015년 132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3분기 312억원 규모로 9개월 만에 150%가까이 늘어났다(총자산대비 재고자산 구성비 19.87%→43.92%). ‘손오공이 초이락으로부터 상품을 비싼 가격에, 무리하게 입고해 손실을 자초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힘을 얻는 지점이다. 이는 손오공이 밝힌 손익구조 변동 이유와도 정확히 일치한다.
문제는 이런 구조를 통해 급성장(2013년 매출 100억원 이하→2015년 매출 1325억원, 영업이익 366억원)한 초이락이 손오공 창업자인 최신규 회장<사진> 일가가 지분 99.99%(아들 최종일 대표 44.99%, 딸 최율하ㆍ최율이 각각 25%ㆍ20%, 아내 이희숙 10%)를 가진 비상장사라는 것이다. 2007년 12월 ‘레인스톰스튜디오’라는 이름으로 출발한 초이락은 2009년까지 ‘휴업자’로 분류될 정도로 지지부지만, 이후 자본금과 오너 일가의 지분 규모를 늘리고 손오공향(向) 완구 생산에 뛰어들며 성장했다.
이에 따라 완구 업계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최 회장 일가의 부(富)를 불리기 위해 두 회사가 일감 몰아주기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다만 손오공은 신사업 개척을 위해 초이락을 설립한 것이라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난해 최 회장이 자신의 손오공 지분 대부분을 글로벌 완구업체 마텔에 매각, 손을 떼는 대신 해외판로를 열었다”며 “그 과실이 초이락에 집중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적극적인 설명과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