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P 의류도매전문상가의 구슬땀 -중국 소매상들에게 패션메카 부상 -중국 광저우 진출…매출성과 짭짤 -현재 서울시와 운영권 두고 대립중 -“합리적인 상생방안 도출되길 기대”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 지난 2일 오후 10시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일대. 늦은 밤 다시 찾아온 반짝추위에 사람들은 옷깃을 부여잡고 걷기 바빴고 건물들의 문은 굳게 닫혀있는 그 시각. 제일평화시장 건너편에 위치한 ‘유어스’만이 대낮을 방불케할 만큼 밝게 빛나고 있었다. 낮동안 조용하던 이곳은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서울에서 가장 분주한 곳으로 변한다. 유어스 관계자는 “도매전문상가이기 때문에 전국에서 소매상분들이 옷 떼러 오시고, 중국 상인분들도 오셔서 늦은 시각 문을 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도 오후 8시가 좀 지나자 주문된 옷더미를 담은 봉투들이 줄지어 복도와 창고에 쌓이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언니 이건 얼마에요?”, “3만2000원?”하는 소리가 들렸다. 소매상들은 한손에 수첩을 들고 부지런히 가격조사를 하며 의류 구입에 바쁜 모습이었다. 각 층마다 복도는 배송준비 중인 보따리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모두가 잠이 드는 시각이지만 유어스 상인들과 고객들만큼은 가장 숨가쁘게 움직이는 시간이다.

각 매장 주인들도 장부를 꼼꼼이 확인하며 배송 준비에 한창이었다. 여성의류를 판매하는 박모(28) 씨는 “요즘 봄옷이 한창 나올 시즌이라 바쁘다”며 “올해는 파스텔톤의 외투와 포인트가 들어간 티셔츠 등이 잘나가고 있다”고 했다.

특히 중국 상인들도 옆에 통역사를 끼고 대량구매하기 위해 가격을 물어보고, 상품마다 특색있는 디자인 디테일을 직접 만져보고 사진을 찍었다. 중국 상하이 인근에서 온 쉔(27ㆍ여) 씨는 “중국에서 옷가게를 하는데 한국 디자인 옷들을 구하기 힘들어서 거의 매달 한국에 와서 주문을 하고 간다”며 “구매할 옷들은 미리 사진을 찍어 블로그 등을 통해 홍보하기도 한다”고 했다.

“중국시장에서 한국 패션이 유행을 타면서 유어스도 중국 소매상들에게 패션메카로 떠오르고 있습니다”라고 옆에있는 한 상인은 귀띔했다.

지난해 유어스는 중국시장에 진출했다. ‘중국 유어스’ 1호점 격인 ‘유어스 광저우’가 지난해 10월 패션의류 집적지인 광저우 짠시루(站西路)에서 개점한 것이다. 이후 5개월 만에 한 점포에서만 하루 매출 1억원의 성과를 내는 등 대박을 터뜨렸다.

광저우 유어스 관계자는 “최근 중국 춘절 이후 여성의류 전문브랜드들의 매출신장률이 증가하자 다른 입점 브랜드들도 분위기를 타며, 중국 광저우 유어스 진가를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됐다”고 말했다.

동대문 유어스 상인 협동조합 측은 “혼자 개척해야 하는 시장이 아닌 검증된 케이(K)패션 전문 운영사가 운영하는 상가라는 점이 1차적 성공의 요인으로 본다”며 “진출 1년 전부터 ‘웨이신’ DB를 모아왔고 중국 진출 전 이미 3000개의 거래처 DB를 확보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마케팅을 펼쳐와 끊임없이 브랜드를 알리는 작업이 주효했던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유어스는 현재까지 서울시와 극심한 대립을 이어오고 있다. 갈등은 지난 2006년부터 10년 동안 서울시에 기부채납 방식으로 운영하던 ‘유어스’ 상가가 지난 9월 1일부터 운영권이 서울시로 이전되면서 촉발됐다. 유어스 대신 새로운 브랜드로 출발한다는 서울시와 기존 ‘유어스’ 브랜드를 포기할 수 없다는 상인들의 주장이 평행선 대립을 해온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중국 요우커들의 감소로 가뜩이나 어려운 동대문 상권에 일파만파 악영향으로 작용해 공멸할까 두렵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하지만 최근 양측이 소통에 나서면서 유어스 운영방식을 둘러싼 문제가 해소될 지 주목받고 있다. 유어스 관계자는 “최근 서울특별시의회 교통위원회 현장 점검 자리에서 서울시 의원들은 기존 유어스 패션몰의 성패가 동대문 상권 전체에 미칠 심각한 영향을 확인했다”며 “합리적인 상생방안의 시급함에 대해 인식을 같이한 만큼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