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의 정책본부→4개 BU…그룹 내 경쟁심화 -일각선 “의사결정 효율성 떨어질 것” 평가도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롯데그룹이 책임경영을 기치로 내세우며 출범시킨 BU(Business Unitㆍ비즈니스 조직) 체제가 그룹 내 경쟁체제를 심화시킬 것이라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BU 간의 실적경쟁 심화 등으로 자칫 계열사들의 자율성을 더 해칠 수도 있다는 해석도 뒤따르는 것이다.
최근 롯데그룹은 조직개편을 통해 BU 체제를 신설하며 책임경영과 준법경영을 강조하고 나섰다. 기존의 정책본부 중심에서 경영혁신실과 4대 BU장 중심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기존에 ‘신동빈 회장-정책본부-각 계열사’로 이어지던 구조에 정책본부가 축소되고 대신 4개의 BU장이 각각의 중심을 잡겠다는 신동빈의 ‘뉴롯데’의 대표적 포석이다.
하지만 이러한 쇄신안을 두고 내부에선 여러가지 우려 사항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BU들 사이에 사실상 경쟁체제가 형성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뒤따른다. 실제로 롯데는 4대 BU장 자리에 주요 계열사 CEO들을 전면 배치했다. 유통 BU장에 이원준 롯데백화점 사장, 식품 BU장에 이재혁 롯데칠성음료 사장, 화학BU장에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 호텔ㆍ서비스 BU장에 송용덕 호텔롯데 사장을 선임해 경쟁체제를 구축했다.
이처럼 4개의 BU가 하나의 그룹을 이루고 있어, 각각의 BU 실적 등이 곧 해당 BU의 성적표가 돼 비교될 수 있다. 한 롯데그룹 관계자는 “BU를 기점으로 세부사업조직 구조조정이 수시로 일어나고, 삼성처럼 성과급을 비교하는 문화가 생길 거라는 것이라는 내부 의견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조직개편과 인사발령 등이 전보다 자주 나면 기존의 롯데 강점이던 안정적인 조직운영에서 멀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예전에 정책본부를 중심으로 단일화돼 있던 구조보다 훨씬 복잡해진 게 사실”이라며 “그만큼 그룹 내 보이지 않는 다양한 형태의 경쟁구도가 생길 것으로 본다”고 했다.
계열사들의 자율경영이 침해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BU장이 추가되면서 각각 계열사들의 대표 위에 더 많은 ‘헤드’가 생겼기 때문이다. 대표이사들은 신 회장에게 보고하기 전 각각 BU장에게 먼저 보고해야 하는 추가과정이 생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속한 의사결정이 필요한 가운데 한 단계가 더 생긴 것이고 복잡해졌기 때문에 예전보다 효율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며 “BU체제 아래 각 계열사를 이끄는 CEO들의 입지나 자율성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