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ㆍ소고기 가격 7년전 폭등 -최악 구제역사태 재현 큰 우려 -올해도 당시의 물가변동 보여 -소고기 식당 등은 벌써 파리만 [헤럴드경제=김성우ㆍ구민정 기자] #. 전국 사육 두수의 25%에 달하는 가축이 목숨을 잃었다. 2010년 11월부터 2011년 5월까지의 구제역 파동으로 당시 소와 돼지 총 347만9962마리가 살처분됐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인체에 무해하다’는 슬로건을 내걸었지만 동네에서는 폐업하는 식당이 속출했다. 구제역 사태를 총괄하던 유정복 당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구제역이 끝나면 장관에서 물러나겠다”는 사퇴의사를 밝혔다. 소비자 물가도 울었다. 구제역 여파가 소강상태를 보이던 6월께는 돼지고기 삼겹살 100g 가격이 2527원으로 평년 수준에서 43.3% 인상됐다.
이같은 2010년~2011년 구제역 사태는 아직도 역대 최악의 가축 질병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 악몽이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대응책이 시급해 보인다.
올해도 구제역 사태가 심상찮다. 구제역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한 당국은 확진 판정에 따라 3개 지역 내 13농장 825마리(예방살처분 9농장 472마리 포함)를 살처분 했다. 또 오는 18일까지 전국 86개 가축시장을 폐쇄하고 살아있는 소ㆍ돼지 등 가축의 이동을 금지한 상태다. 유통시장에선 벌써 육류, 우유대란을 걱정하고 있고, 구제역 지역의 육류 식당은 텅텅 빈 상태가 되면서 가뜩이나 힘든 소비시장이 더욱 위축되고 있다.
▶바이러스 2종 동시에 …2010년 기록 깨나=유통시장에선 올해 구제역 사태가 7년전 이상의 최악 상황이 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구제역 백신이 부족한 상황에서 2가지 종류의 구제역 바이러스가 동시다발적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구제역이 발병한지는 10일로 5일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구제역의 위기 경보 단계를 ‘경계’에서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격상했다. 심각 수준의 구제역 경보 선포는 2010년 이후 7년 만이다.
현재 구제역이 최초로 발병한 충청북도와 2번째 발병지 경기도 연천은 거리상으로 100km가 넘게 떨어져 있다. 그리고 검출된 바이러스도 각기 다르다. 최초 발병지인 충북의 구제역이 ‘O형’ 바이러스 였던 반면, 경기 연천의 젖소 농가에서 검출된 구제역은 기존과는 다른 ‘A형’이다.
방역당국은 바이러스가 전국에 확산된 것으로 보고 있다. 빠른 속도로 전국으로 퍼졌고 검출된 바이러스 종류도 다르기 때문이다.
현재 당국은 백신 구하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A형 바이러스 검출이 이례적인 현상이기 때문이다. 지난 2000년 이래 전국에서 발병한 구제역은 총 8차례, 하지만 A형 바이러스는 2010년 경기 포천과 연천에서 소 6마리에 나타난 게 전부였다. A형 바이러스에 맞춰 접종할 백신은 국내에는 부족하다.
관련업계는 “이 상황에서 돼지가 A형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사태는 겉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진다”고 우려했다.
▶가축 도매 중심으로, 구제역 여파 닥치는 중=이에 유통업계 전반에서는 벌써부터 구제역 여파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최근 도매ㆍ유통상들이 육류 사재기에 돌입하며 소고기 도매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이날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당 1만5653원이었던 한우 1등급 지육가격은 지난 8일 1만7242원으로 10.2% 상승했다. 구제역이 발병하지 않은 돼지고기 도매가도 지난달 31일 1㎏당 4329원에서 8일에는 4757원까지 9.9% 올랐다.
지난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파동을 겪은 도매상들이 구제역 발병에 민감하게 반응한 탓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소매업도 현재 구제역 영향권에 들어갔다. 가축질병이 발생하면 소비심리가 악화되며 육류가격은 초창기 떨어졌다가 이내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9일부터 가격이 하락하며 ‘구제역 도입기’에 들어간 것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집계한 9일 1등급 한우 갈비 100g 소매가는 4861원. 한 주간 5128원을 유지했지만 구제역이 전국으로 확산되며 가격이 떨어졌다. 도매가겨이 오른만큼 곧 소매가격도 상승할 것으로 관련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AI 겪은 동네 식당가, 구제역에 한숨만=구제역으로 시름하는 것은 동네식당도 마찬가지다. 상점주인들은 2010년과 같은 파동이 이어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당시에도 구제역 때문에 많은 식당이 문을 닫았다. 육류 가격은 올라만 가는데 소비자들이 발길을 끊었기 때문이다. 구제역 영향권의 육류 식당은 벌써부터 손님이 끊긴 것을 실감하는 분위기다.
동대문구 신설동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최모(54ㆍ서울 동대문구) 씨는 “구제역이 닥쳐오면 가게를 찾는 손님은 줄어들고 육류 가격이 올라서 이중고를 겪게 된다”며 “아직까지는 고기가격이 오른 것을 체감할 수 없지만 곧 오를 것 같아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