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대권주자 테마주로 ‘갈아타기’ -대권주자의 ‘신 테마주 찾기’ -실적 좋은 반 전 총장 테마주에서 ‘관망하기’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반기문 유엔(UN) 전 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반기문 테마주’에 발을 들였던 개미(개인)투자자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주가가 급락한 데 따른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다른 대권주자의 테마주로 갈아타는가 하면, 대권주자의 ‘신(新) 테마주’ 찾기에도 한창이다. 일부 투자자 사이에서는 반 전 총장의 테마주 중에서 실적이 좋은 종목을 가려 당분간 관망하겠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주식 관련 커뮤니티 등에서 ‘반기문 테마주’로 불리는 종목은 반 전 총장이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한 뒤 폭락했다. 대표적인 테마주로 꼽혔던 지엔코(-29.82%), 성문전자(-29.85%), 보성파워텍(-29.98%), 광림(-29.96%), 씨씨에스(-29.93%) 등은 전날 가격제한폭까지 내려앉았다.

‘반기문 쇼크’는 시간 외 거래대금에서도 드러났다. 반 전 총장이 장 마감 직후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지난 1일 시간 외 거래 대금은 783억5000만원으로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투표 결과가 나온 지난해 6월24일(657억7000만원)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그만큼 ‘반기문 테마주’에 발을 들인 투자자가 많았다는 증거다.

이런 상황에서 동분서주하는 개미들의 모습도 돋보였다. ‘반기문 테마주’에서 유력 대권주자의 테마주로 환승하며 손실을 만회하려는 움직임이다. 특히 반 전 총장의 불출마로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테마주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황교안 테마주’로 불리는 국일신동은 전날 상한가(29.99%)를 찍었다. 인터엠(9.93%)과 디젠스(9.15%)도 상승폭을 키웠다.

또 다른 대권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의 테마주로 거론된 대주산업(24.48%), SG충방(24.20%), 백금T&A(23.82%)도 급등했다.

기존에 알려진 테마주가 오를 대로 올라 매수 타이밍을 놓친 개미들은 새로운 테마주 발굴에도 힘을 쏟았다. 대권주자와 학연, 지연 등으로 얽힌 종목이 그 대상이다. 대표가 황 권한대행과 같은 대학 출신인 한 코스닥 업체의 경우, 동문기금을 많이 낸다는 이유로 개미투자자 사이에서 ‘신 테마주’로 거론되기도 했다.

하지만 ‘반기문 테마주’ 탈출은 물론 유력 대선주자의 테마주 진입에도 실패한 개미들의 곡소리도 여전히 높았다.

일부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에는 반 전 총장의 테마주 중 실적이 좋은 종목을 묻는 글이 여럿 올라왔다. 펀더멘털(기초여건)을 보고 당분간은 관망세를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지난해 말까지 급등한 정치인 테마주 14종목 중 흑자기업이 단 5곳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이 같은 움직임에 제동을 걸었다. 이 가운데서는 저가 매수를 통해 조금이라도 이익을 보겠다는 투자자도 있었다.

일각에서는 ‘반기문 테마주’ 여파에 휩쓸리는 코스닥시장에 대한 우려로 당분간 투자를 자제하겠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개미들은 나름의 생존 전략이라고 하지만 테마주 시장 내 ‘폭탄 돌리기’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거래소에 따르면 정치인 테마주에 베팅한 개인의 73%(계좌 기준)는 정보력 부재와 뇌동매매로 손실을 봤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치인 테마주는 ‘개미지옥’이라고 불릴 만큼 리스크가 큰 투자 대상”이라며 “특정 정치인과 인연이 있다는 애매한 정보와 주관적인 판단에 기댈 뿐 기업 가치에 대한 분석은 제대로 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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