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금융권에서 설 특수가 사라졌다. 매년 설 때마다 고객을 유치하려고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출시했던 설 특판예금이 실종된 것이다. 저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시중에 유동성이 넘치는데다 ‘특판 예금’이 곧 ‘비용’으로 인식되면서 특판 마케팅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시중은행 중 설 특판예금을 판매하는 곳은 KEB하나은행이 유일하다. 여타 은행들은 특판예금 자체를 아예 검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특판예금을 판매하는 하나은행도 한도가 1조원에 불과하다. 1조원이 넘으면 판매를 중지할 예정이다. 적용금리는 1년제를 기준을 연 1.7%다. 하나은행의 다른 정기예금 상품인 ‘행복 Together 정기예금’ 금리가 1.1%임을 고려하면 0.6%포인트 높다. 하지만 특판 금리라고 하기엔 다소 무색하다.
이벤트 형식으로 설맞이 정기예금을 판매하는 BNK경남은행도 1년제 기준 최고 금리가 1.7%에 불과하다.
당초 시중은행들은 매년 설이 되면 경쟁적으로 특판예금을 판매하면서 자금 유치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설 전후로 풀리는 시중 자금을 유치해 실탄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또 이 시기에 세뱃돈을 받는 어린이나 청소년 등 신규 고객 확보도 비교적 수월한 편이었다. 이에 따라 설맞이 특판예금이 얼마나 팔리느냐에 따라 1년 장사가 좌우될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교통ㆍ통신의 발달로 가족 간 교류가 쉬워지면서 설 명절의 전통적인 의미가 다소 퇴색됐다. 그만큼 세뱃돈의 의미도 줄어든 것이다. 여기에 경기불황이 지속되면서 고객들의 지갑도 닫혀 특판예금을 들만큼 여유가 적어졌다.
은행들 입장에서도 특판 예금을 유치할 필요가 없어졌다. 저금리로 시중에 유동성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굳이 우대금리까지 줘가며 시중 자금을 끌어올 필요성이 사라진 탓이다. 특히 은행별로 경영 효율화를 통해 비용을 줄이고 있어 마케팅 효과가 줄어든 특판예금은 더더욱 설 자리가 없어졌다.
특판예금뿐 아니다. 설 직전 신권을 바꾸려고 은행 창구에서 줄을 서는 풍경도 이제는 구경하기 어렵다. 세뱃돈의 의미가 퇴색된데다 세뱃돈으로 많이 찾는 5만원이 유통된지 오래되지 않아 지폐 상태가 양호하기 때문이다. 신권을 바꾸려고 애쓸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설 직전 10영업일간 화폐 순발행액은 2014년 5조2410억원 2015년 5조2195억원, 2016년 5조2535억원 등 3년째 5조2000억원대에서 정체된 상태다.
시중은행의 창구 담당 직원은 “예전에는 신권을 바꾸려고 은행에 고객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설 명절을 못느낄 정도로 신권 교환 고객들이 적다”며 “은행 역시 설 분위기가 안나기는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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