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E’ 로 국가간 보조수준 비교 2012년 노르웨이 · 일본만큼 높아 시장가격지지 포함하는 건 무리 순수한 재정지불액만 고려해야
우리나라 농업보조 정책에 대한 정확한 내용이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가끔 오해가 발생하기도 하고, 그로 인한 잘못된 시각으로 때로는 우리 농업에 대해 엉뚱한 비판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자칫 농업보조에 대한 오해로 농업정책 추진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보조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회원국의 농업지지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1986년부터 매년 각국의 생산자지지추정치(PSE ; Producer Support Estimate)를 발표하고 있다. PSE는 농업지지 정책에 따라 소비자와 납세자로부터 농업인에게 이전된 금액을 의미한다. 각국의 농업생산 규모가 다르기 때문에 PSE 자체로 국가 간의 농업보조 수준을 비교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대신 농업인의 총수취액(농업총생산액과 재정지불액을 합한 금액)에서 PSE가 차지하는 비중인 ‘%PSE’를 사용해 비교한다.
우리나라의 %PSE는 2012년 기준 53.8%로 노르웨이(63.1%), 스위스(56.6%), 일본(55.9%)에 이어 높은 수준이다. 이 수치만을 보고 우리나라의 농업보조가 과도한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PSE의 구조를 잘 살펴보면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PSE는 ‘재정지불액’과 ‘시장가격지지’를 합한 것이다. 재정지불액은 정부 재정을 통해 농업인에게 실제 지급되는 통상적인 농업보조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시장가격지지는 농산물의 국내외 가격차를 농업지지 정책에 의한 것으로 간주하여 화폐가치로 산출한 것이다. 이는 농업인에게 실제 지급되지 않는 이론적인 수치로서 일반적인 농업보조와는 그 성격이 다르다. 따라서 재정지출에 의하지 않은 시장가격지지를 재정지불액과 같은 농업보조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PSE는 이 같은 시장가격지지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농업보조 수준을 정확히 반영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우리나라의 경우 농산물의 국내외 가격차가 커 시장가격지지가 크게 추산된다. 이로 인해 PSE가 실제 지급되는 보조금 수준보다 지나치게 과대 산출되는 문제가 있다. PSE에서 재정지불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기준 10%에 불과하다. 결국 우리나라의 경우 농업인에게 실제 지급되지 않는 시장가격지지가 매우 크기 때문에 %PSE가 높게 나타는 것일 뿐이다.
따라서 시장가격지지를 제외한 순수한 재정지불액 만을 고려하여 각국의 농업보조 수준을 비교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시장가격지지를 제외한 %PSE는 2012년 기준 5.3%이다. OECD 국가 평균인 10.2%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또한 노르웨이(35.0%), 스위스(34.4%), 아이슬란드(27.0%), EU 27개국(15.2%), 일본(11.5%) 등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멕시코(8.0%)와 터키(7.0%), 미국(6.4%)에 비해서도 낮다. 농가인구 1인당 재정지불액을 비교해도 상황은 비슷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2년 기준 694달러로 추산된다. 이는 터키, 멕시코, 칠레, 뉴질랜드를 제외하고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우리 농업은 그동안 수입농산물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정부 정책과 농업인의 자구노력으로 생산성이 많이 향상됐다. 그러나 농산물의 실질가격이 하락하면서 농가의 실질농업소득이 감소해 왔다. 이는 농업인들이 어려운 경영여건 속에서도 소비자 후생을 높이면서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해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미국과 EU 등 농업대국과의 FTA가 이행 중이고 한·중 FTA 협상이 한창 진행 중이다. 농업인의 피해가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농업보조가 과도하다는 오해는 자칫 농업정책의 왜곡을 가져올 수 있다. 농업보조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토대로 농업지원 정책이 원활히 추진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김유태 농협경제硏 대표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