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를 뜻하는 한자 친(親)은 ‘나무(木) 위에 올라서서(立) 멀리 자식이 오고 가는 모습을 바라보는(見) 사람이 어버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자식이 장성했지만 출타하고 귀가할 때마다, 또 출가해 본가를 찾아오고 돌아갈 때마다 노구를 이끌고 동구나무에서 까치발로 한 발 앞서 마중하고 또 더 멀리까지 배웅하고 싶어 하는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는 글자다.
이 한자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된 일이 최근 있었다. 지난 11일자(일부 지역 12일자)에 실린 기사 ‘‘의료 떴다방’에 당하는 노인들…“엄마 엄마 하나 자식 같아서”’ 덕분이었다.
해당 기사를 보고 많은 독자들이 인터넷이나 모바일 댓글로, 때로는 직접 통화를 통해 의견을 전달해 왔다. 우선 일일이 인사 못하는 대신 지면을 빌어 감사함과 송구함을 함께 건넨다.
대부분 의견은 이러했다. ‘대부분 알고 있었지만 불편한 진실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됐다’, ‘세상 물정 어두운 노인들을 속이고 사기 치는 X들은 엄벌해야 한다’ 등이었다. 드물지만 ‘나이 들어 판단력이 떨어진 탓’ 등 노인들을 폄하하는 내용도 있었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댓글을 소개한다. ‘슬픈 일이다. 정에 굶주린 나머지 엄마, 엄마하며 안마도 해 주고 노래도 해 주고 웃겨 주는데 안 넘어가는 어른이 적을 것이다. (중략)업자들을 욕하기 전에 자식들도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할 듯 하다.’
산업화의 물결 속에서 우리 가정의 모습도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점차 바뀌었다. 하지만 급격한 변화와 고단한 경기로 직장에 매이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아직도 품안의 자식을 그리워 하는 부모와 마음은 있지만 막상 찾아가기는 어려운 자식 간에 괴리가 생길 수 밖에 없었다. 그 틈새를 파고들어 ‘의료 떴다방’ 업자들은 자녀 행세를 했고, 마음이 어려우니 돈으로라도 효(孝)를 채우려는 자식의 심리를 이용했다. 안타깝지만 현실이다.
가족이 한데 모여 정을 나눈다는 명절 설이 이제 보름 남짓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설에 해외 여행이나 여가 활동 대신 귀성이든, 역귀성이든 온 가족이 모여 정(情)을 나누면 어떨까. 아마 이것이 ‘의료 떴다방’을 근절하는 첩경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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