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 전남 장성의 한 요양병원에서 불이 나, 단 6분만에 큰불은 잡았지만 환자 20명과 간호조무사 1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화재 당시 병원 별관에는 환자 34명이 있었고 당직 간호사는 단 1명에 불과했다. 게다가 치매환자 등 일부는 병상에 손이 묶여 숨진 채 발견됐다. 고양종합터미널 화재 사고 때와 마찬가지로 소홀한 안전조치가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남 장성군 삼계면 효사랑 요양병원 별관 2층 남쪽 끝방에서 불이 난 것은 29일 새벽 0시 27분. 소방대원들은 4분만에 현장에 도착해 이후 2분만인 0시 33분께 큰불을 잡았다. 소방대원들은 0시 55분께 잔불 정리를 완료하고 병원 수색에 나섰다.
환자 대부분 70~90대의 고령인 데다 치매와 중풍 등으로 거동이 불편해 인명피해가 컸다. 이날 오전 현재 사망자는 21명이다. 6명은 중상, 1명은 경상을 입어 사망자가 더 늘어날 우려도 크다. 사상자들은 광주와 장성 등 14개 병원으로 분산 이송됐다.
첫 발화지점은 병원 별관 2층 남쪽 끝방이었다. 당시 4656㎡ 규모의 2층짜리 별관에는 간호조무사 1명과 70∼80대 환자 34명 등 총 35명이 있었다. 본관에는 원장 1명과 간호사 1명 등 2명이 근무 중이었다.
불이 나자 1층에 있던 환자 10여명은 급히 대피했지만, 2층에 있던 30여명의 환자는 병상에 누운 채로 유독가스를 들이마실 수밖에 없었다.
불이 난 2층의 병실 유리창은 닫혀 있었고, 방범틀이 설치돼 있었다. 별관에서 구조된 한 60대 남성 환자는 “간호사가 유리창만 열었어도 이렇게 피해가 크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야간에 간호조무사 1명만 근무하는 것도 큰 문제”라고 말했다.
결국 30여분 만에 불길이 완전히 잡혔지만, 건물 전체로 연기가 퍼져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치매 등 중증 노인성질환자로 일부는 병상에 손이 묶인 채로 있어 화를 면할 수 없었다. 한 소방 관계자는 ““유독가스를 마실 경우 기관지 경련으로 기도가 막혀 질식하거나 저산소증으로 인한 손상이 올 수 있다. 5분 이상 마시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26일 발생한 고양종합터미널 화재 역시 불길이 28분만에 잡히는 등 빠르게 진화가 이뤄졌음에도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심폐소생술로 호흡을 회복했던 부상자가 끝내 숨을 거둬 이날 오전 현재 사망자는 8명으로 늘어났다.
인명피해가 큰 이유는 기본 안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역시 화상에 의한 피해보다는 연기에 의한 피해가 컸다. 사망자는 모두 화상이 아닌 연기에 질식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불길과 연기를 차단해야 할 방화셔터가 작동하지 않았고 유독가스는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지하 1층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나 희생자 대부분은 2층에서 발견됐다.
게다가 스프링클러와 대피 안내 방송이 일부 층에서만 이뤄진 것도 피해를 키웠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고양터미널에 어떤 안전시설이 갖춰져 있고, 이들 시설이 제때 작동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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