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자 ‘富 축적 지름길’ 판단…시진핑 반부패 캠페인 불안감 작용 개인투자자 뉴욕 등 건물 속속 매입…올140억弗 투자…작년比 30% 증가
[베이징=박영서 특파원]중국의 부유한 개인투자자들이 전 세계 각지의 고급 부동산 매물들을 앞다퉈 사들이고 있다. 부동산 투자가 부를 늘려주는 ‘가장 확실하고 빠른 지름길’이라고 판단하는 이들은 미국, 유럽은 물론 중동, 동남아시아까지 자금을 쏟아붓고있다. 이들의 투자로 현지의 부동산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中부호들, 해외부동산에 베팅=미국계 다국적 부동산 개발업체인 ‘존스 랑 라살’은 영국 런던에서 가장 크고 비싼 오피스 건물인 ‘HSBC 타워 런던’의 매각주간사다. 이 건물의 예상 판매가는 11억파운드(약 1조9000억원)다.
이 회사 관계자는 “중국의 슈퍼리치들이 이 빌딩에 대해 흥미가 아주 높다”면서 “현재 중국에서 온 개인투자자들과 상담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부동산 투자컨설팅 업체인 CBRE는 보고서에서 올 1분기 중국인 투자자들이 해외 상업용 부동산에만 14억달러를 투자했다고 전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54% 커진 규모다.
상업용 부동산에는 사무용 오피스, 호텔, 다목적 부동산 등이 포함된다. 이 회사는 “중국인들의 부동산투자가 본격화됐다”면서 “그들이 원하는 것은 자산의 다양화이며 부동산이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해외부동산에 투자한 중국 자본은 주로 국영기업과 민영 부동산회사들이 주류였다. 그러나 지금은 중국인 개인투자자들이 이 대열에 본격적으로 합류하기 시작했다.
중국 최대 부동산기업인 소호차이나의 여성 최고경영자 장신(張欣) 같은 부호가 대표적인 인물이다. 장신은 뉴욕 맨해튼 일대 부동산 매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는 현재 맨해튼 소재 GM빌딩을 보스턴 프로퍼티와 공동소유하고 있다. 이 건물의 연간 임대료는 3440만달러(약 352억8000만원)에 달한다.
중국에서 부자가 되는 가장 확실하고 빠른 비결은 부동산 투자다. 대륙 부동산 시장에서 거품론이 확산되면서 중국 부자들은 시선을 해외로 옮기고 있다. 미국, 영국, 두바이, 싱가포르, 캐나다, 일본,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지구촌 곳곳에서 부동산을 사들이면서 해외부동산 시장의 ‘큰 손’으로 자리잡았다.
중동 두바이의 경우 중국인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전에는 인도인, 영국인, 파키스탄인, 이란인, 사우디아라비아인이 두바이의 가장 큰 외국인 구매자였다.
이들은 지금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중국인 투자자는 현재 두바이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해외구매자들이다.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와 휴양지인 발리를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르는 것도, 배트남의 외국인 부동산 직접투자가 크게 늘고있는 것도 모두 중국인들의 베팅 때문이다.
▶투자가치·재산보호·교육 차원의 다목적용=중국 부자들은 오피스빌딩과 호텔을 선호한다. 매입규모는 1인당 1억달러를 넘지않는다.
중국 부자들이 해외부동산을 사들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중국 부자들은 해외부동산 가격이 저평가되어있어 투자가치가 매우 높다고 판단한다. 부동산 시장이 냉각된 홍콩, 상하이, 베이징보다 훨씬 높은 수익률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시진핑 정권의 대대적인 반부패 캠페인에 불안을 느껴 재산을 해외로 돌리려는 심리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자녀들의 해외유학을 고려해 해외 부동산을 사는 경우도 많다.
존스 랑 라살은 중국인들의 해외부동산 투자가 올해 140억달러 정도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보다 30% 가량 늘어난 수치다.
이 회사의 글로벌자본시장연구부 책임자인 데이비드 그린 모건은 “중국 부자들은 매입하는 부동산 가격의 상당 부분을 현금으로 지급한다”면서 “그들이 소유하고 있는 자금 규모에 놀랐다”고 털어놓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