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창훈ㆍ하남현 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책연구기관에 이어 민간경제연구소들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려는 것은 내수 부진이 장기간 계속될 가능성을 크게 보기 때문이다.
여기에 원화 절상 압력이 강해 수출도 장담할 수 없다는 시각이 더해져 있다. 내수와 수출의 ‘동반 성장’을 이루겠다는 정부의 정책 의지와는 반대로 성장의 양 수레바퀴(내수와 수출)가 삐거덕대고 있는 것이다.
28일 경제연구소들에 따르면 올해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전망치를 내리려고 준비 중인 기관은 LG경제연구원, 한국경제연구원 등이다. 두 기관의 기존 전망치는 각각 3.9%, 3.5%다.
KDI는 전날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9%(신 기준)에서 3.7%로 0.2%포인트 내려 잡았다. 정부의 올해 성장률 목표는 ‘잠재성장률’ 수준인 4%로 올라서는 것이었다. 하지만 국책연구원까지 성장률을 내려잡은 것을 보면 목표달성을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올해 경제 성장률을 좌우할 가장 큰 변수는 민간소비다. 당초 KDI는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을 3.7%로 예상했다가 이번에는 2.7%로 대폭 낮췄다. 소비 위축이 예상보다 훨씬 클 걸로 본 것이다.
문제는 소비 위축이 한국 경제의 ‘구조적 모순’에서 파생된 점이라는데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가계의 씀씀이를 보여주는 ‘평균소비성향’에서 문제의 본질을 읽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KDI가 지난 26일 내놓은 ‘연령별 소비성향의 변화와 거시경제적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최근 10년 동안 모든 연령층에서 평균소비성향이 감소했다. 특히 노령층에 접어들어서도 평균소비성향이 개선되지 않는 것이 한국 경제의 특징이라고 KDI는 지적했다.
일자리와 주거, 노후에 대한 불안이 소비여력을 없애버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평균소비성향은 가계의 소비지출을 처분가능소득(세금 등 비소비지출을 뺀 것)으로 나눈 수치다. 2011년 76.7%였던 우리나라 가계의 평균소비성향은 2012년에 74.1%로 떨어지더니 2013년에는 73.4%로 주저앉았다.
여기에 ‘세월호 참사’가 겹쳐 소비를 더욱 위축시켜 버렸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세월호 여파로 인한 소비 악화가 2분기에 반영될 것”이라며 “위축된 소비가 하반기에 회복될지 지켜본 뒤 올해 성장률 조정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수의 다른 한 축인 설비투자도 소비 못지않게 좋지 않은 상황이다. 1분기 설비투자 증가율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5.1% 감소했다. 성장률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기업들의 투자 심리 역시 위축되고 있다.
수출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원ㆍ달러 환율이 1020원 선을 위협할 만큼 하락하면서 수출기업들의 채산성은 악화 일로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원ㆍ달러 환율은 하반기 평균 1010원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며 “엔저에 위안화 절상, 신흥국들의 화폐 가치 하락 등이 겹쳐 우리 수출기업들의 채산성은 더욱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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