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0대 매출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 중 7개 특허만료

-유럽에선 이미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널 매출에 영향 끼쳐

-미국 시장에서도 바이오시밀러 속속 출시 준비 중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오는 2017년 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인 바이오시밀러가 세계 제약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10대 매출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 중 7개가 내년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어 바이오시밀러의 위협은 거셀 것으로 보인다.

28일 피어스파머 등 제약산업 전문 매체들에 따르면 내년부터 전문가들은 향후 몇 년간 기존 바이오의약품 매출 가운데 최소 수십억 달러를 바이오시밀러에 잠식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유럽 시장, 이미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널 매출에 영향=이미 20여개 제품이 허가된 유럽시장에선 바이오시밀러로 인한 균열이 곳곳에서 생겨나고 있다. 엄청난 약값과 건강보험 재정 압박에 시달리는 환자와 당국이 ‘기존 약과 효과는 같고 가격은 싸다’는 바이오시밀러의 장점에 눈을 뜨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얀센의 자가면역질환 치료 오리지널약 ‘레미케이드’는 지난 분기 한국 셀트리온의 ‘램시마’에 밀려 매출이 26%나 줄었다. 국제투자분석업체 번슈타인은 ‘램시마’가 내년 말까지 유럽시장의 절반 이상을 장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암젠의 오리지널약 ‘엔브렐’을 겨냥한 바이오시밀러들도 내년엔 유럽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연합(EU)의 여러 회원국에서 이미 바이오시밀러를 다양한 차원에서 활용 중이며 유럽의약품청(EMA)에 시판허가 신청서를 내고 기다리는 제품들도 줄을 잇고 있다.

번슈타인은 제약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바이오시밀러의 시장 동력에 가속도가 붙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진단했다. 또 ‘램시마’ 등 주요 제품의 성공은 ‘정해져 있는 결론’이라면서 내년이 유럽시장 판도 변화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시장, 바이오시밀러 도전 본격화=생명공학 전문지 ‘LSLM’은 내년엔 바이오시밀러를 주목해야 한다며 특히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복제의약품협회(GPhA) 침 데이비스 최고경영자도 “바이오시밀러가 2017년 시장 성장의 최대 추동력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시판 허가를 받은 제품은 산도스의 ‘작시오’, 셀트리온의 ‘램시마’(미국내 상품명 ‘인플렉트라’), 노바티스 ‘에렐지’, 암젠의 ‘암제비타’ 4개가 전부다. 실제 시판 중인 것은 작시오 하나 뿐이고 나머지는 판매를 준비 중이다.

셀트리온 ‘인플렉트라’의 미국 판매를 맡은 화이자는 유럽에서처럼 미국에서도 성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격을 오리지널약보다 15% 싸게 책정하고 대형건강보험사 등을 상대로 공격적 마케팅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주목받는 것은 애브비의 오리지널약 ‘휴미라’와 암젠의 바이오시밀러 ‘암제비타’간 대결이다. ‘휴미라’ 한 품목의 지난해 미국 시장 판매액은 84달러(약 10조1250억원), 세계 매출은 141억달러(약 17조원)에 달한다. 암젠이 FDA 승인을 받고 공격에 나서려 하자 애브비는 특허소송으로 반격하며 결사적으로 시판을 막고 있다. 저지 작전이 일단 성공해 ‘휴미라’ 매출은 일단 내년에 176억달러(약 21조2000억원)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이르면 2018년부터, 늦어도 2020년쯤부터는 ‘암제비타’의 시장 진입으로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EP는 전망했다.

내년엔 또 초대형 오리지널 제품(블록버스터)의 아성에 도전하는 바이오시밀러들이 속속 허가를 신청하며 미국시장 진입을 노린다. 미국시장에서만 연간 40억2000만달러 어치가 팔린 사노피의 인슐린 제품 ‘란투스’를 겨냥해 일라이릴리와 베링거잉겔하임이 공동으로 만든 ‘바사글라’ 등이 도전장을 내민다.

▶성공까지는 갈 길 멀고 험난=하지만 바이오시밀러가 성공을 거두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고, 걸림돌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바이오시밀러가 값은 싸지만 과연 오리지널약과 효과에 차이가 없고 부작용도 없겠느냐’는 의구심을 떨쳐내고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급선무다. 임상결과에 바탕한 증거를 의사와 환자들에게 교육하고 설득하는 일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물론 건강보험업체나 의약품 구매업체들은 바이오시밀러의 싼 값에 주목해 비교적 호의적이다. 미국 CVS헬스의 경우 내년부터는 ‘란투스’를 ‘바사글라’로 대체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기존 업체들은 ‘오리지널’이라는 명분과 건강보험업체 등과의 오랜 거래 관계를 바탕으로 대대적인 환자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강력한 방어를 하고 있다.

법과 제도적 변화가 바이오시밀러에 마냥 유리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점도 변수다. 미국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 차기 정부 체제에서 적정부담건강보험법(ACA) 등 버락 오바마 정부가 제정한 법규와 제도를 폐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게다가 현재 진행 중인 특허제도 관련 분쟁에서 바이오시밀러업계에 불리한 판결이 나올 수 있다는 점에도 우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iks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