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필수 기자]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남북관계ㆍ북핵 문제 등과 같이 기업 외부적인 요인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지만, 내부적인 요인은 국제적인 눈높이에 맞춰가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하지만, 한국은 여전히 기업지배구조 측면에서 아시아 주요 국가 중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특히 관련 법 등 객관적 척도보다 주관적 척도에서 박한 평가를 받고 있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지난 23일 발표한 ‘기업지배구조 관련 국제순위의 시사점’에 따르면, 아시아 기업지배구조협회가 아시아 11개국을 대상으로 부여한 2016년 기업지배구조 순위에서 싱가폴은 67점으로 1위, 홍콩이 2위, 일본이 3위 등을 기록한 반면, 우리나라는 52점으로 8위에 머물렀다.
아시아 기업지배구조협회는 해당 국가의 법ㆍ제도 외에도 이를 집행하는 국가기관의 집행력과 문화적인 부분까지 객관적 지표와 주관적 지표 모두 활용하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두 가지 요소를 종합한 결과, 우리나라의 기업지배구조는 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매우 낮은 편이고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의 저평가가 문제시되는 이유는 문화와 같은 ‘주관적 지표’로 인해 발생하는 폐해가 객관적 지표를 압도해서다. 법ㆍ제도 외에 설문조사를 주관적 지표로 활용하는 세계경제포럼 ‘2016-2017 국가경쟁력평가’에서 기업 이사회의 유효성 순위를 보면, 프랑스가 6.1점으로 G7국가와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높은 순위인 10위이고, 싱가폴이 11위, 캐나다가 16위이며, 우리나라는 4.4점으로 109위였다. 소액투자자보호 순위에서도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싱가폴이 5.7점으로 G7국가와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높은 순위인 6위이고, 영국이 8위, 홍콩이 9위이며, 우리나라는 3.7점으로 97위였다.
그러나 객관적 지표로만 평가한 조사 결과는 정반대다. 주관적 요소를 배제하고 법ㆍ제도를 중심으로 점수를 내는 세계은행의 기업환경평가(2016)에서 소액투자보호와 관련한 아시아 국가 순위를 보면 우리나라(공동 13위)는 일본(63위), 미국(37위), 독일(63위)에 비해 월등히 높다.
이처럼 상반된 지표들은 기업지배구조와 관련한 법ㆍ제도는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기업경영 실무에서 그 제도들이 실효성 있게 작동되지 못하는 한국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제도상 권리가 보장돼 있음에도 경영 일선에서 ‘병풍’ 취급을 받는 주주들과 5%도 안 되는 지분으로 그룹을 쥐고 흔드는 재벌 총수를 바라보는 국제사회의 따가운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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