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경제 전문가들은 지난 8월부터 시행된 ‘기업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기활법)’이 공급과잉 업종의 자율적 사업재편에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또 이들은 기활법이 더욱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벤처기업 등 적용대상 업종을 확대하고 지원펀드 조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부가 ‘기업 자율‘이라는 기활법의 법적 취지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산업구조 재편이 지지부진한게 아니냐는 물음에 대한 답변이다. 기활법은 정상 기업의 자율적 사업재편을 돕는 법으로 정부 승인을 얻으면 절차 간소화, 세제 혜택 등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일본의 산업경쟁력강화법(이하 산경법)을 벤치마킹했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시행 4개월만에 승인된 기업이 15개라는 것은 의미있는 성과”이라며 “앞으로도 기업들의 자율적 사업재편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최 교수는 이어 “기활법 적용대상이 공급과잉업종에 한정돼 있는 반면, 일본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과 벤처 기업까지 포함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적용 업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곽관훈 선문대 경찰행정법학과 교수도 “기활법은 현행 법령상 과잉공급업종에 한정됐는데 이를 완화해 사업재편이 필요한 기업이라면 어디든 선제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기회를 넓혀야 한다”면서 “더 많은 기업이 사업재편을 할 수 있도록 일본의 산경법 수준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곽 교수는 이어 “상법, 공정거래법상 추가 규제 완화를 통해 실질적으로 혜택을 늘려야 한다”면서 “주주총회, 주식매수청구기간 등 사업재편 절차 간소화 강화, 일본의 기업실증 특례제도 도입 검토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곽 교수는 “사업재편에 특화된 ‘사업재편지원펀드’(가칭)도 조성해 원활하게 자금조달을 지원해야 한다”면서 “사업재편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이지만 정부의 예산지원은 한계가 있다. 이로인해 민간자본이 자본시장을 통해서 유입할 수 있는 통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종호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장(한국기업법학회장)은 “기활법은 정상적인 기업이 선제적으로 행하는 사업재편을 지원하는 법률”이라며 “당초 입법취지를 살리려면 과잉공급업종 뿐만 아니라 정상적인 업종의 기업도 적용대상으로 포함해야한다”고 말했다.
권 원장은 또 “ 현재 석유화학이나 철강산업의 경우 특정 제품이 과잉공급 상태로 돼 있다보니 특정 기업이 생산설비를 줄이면 다른 기업이 혜택을 보는 구조”라며 “사업자가 과잉설비를 폐기하고 첨단 분야 등에 투자하는 경우에는 기활법을 우선적으로 적용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경환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반실장은 “제조업 전반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통해 향후 공급과잉이 예상되는 업종을 선별해 선제 사업재편을 지원하는 한편, 건설·유통·물류 등 서비스 공급과잉 분야도 기활법을 활용해 사업재편을 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oskymoo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