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검사, 연수원 동기…다양한 인연으로 엮여 -재판 첫날 치열한 공방없이 40분만에 마무리 -증인 채택과 탄핵 정당성 놓고 향후 법리대결 전망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여부를 결정할 헌법재판소의 첫 준비절차기일이 열린 22일 국회 탄핵소추위원회와 박 대통령 측 법률 대리인들은 헌재 소심판정에서 첫 대면식을 가졌다.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의결된 지 약 2주만이다.
시작은 화기애애했다. 양측 대리인들은 비교적 밝은 표정으로 서로에게 인사를 건네며 악수를 나눴다. 재판 시작 약 8분전 국회 탄핵소추위원단장을 맡고 있는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법사위원장)과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이 법정에 들어오면서 분위기는 잠시 시끌벅적해졌다.
권 위원장은 청구인석에 앉은 ‘아군’들에게 먼저 인사를 건넸다. 미리 와 기다리고 있던 황정근(55ㆍ사법연수원 15기) 변호사와 이명웅(57ㆍ21기) 변호사, 이용구(52ㆍ23기) 변호사 등도 일어나 악수를 나눴다. 검사 출신인 권 의원은 연수원 17기다. 이날 청구인 측에선 8명의 법률 대리인이 법정에 출석했다.
권 위원장은 곧바로 상대편 대리인들이 앉아 있는 쪽으로 이동했다. 피청구인석에 앉은 이중환(57ㆍ15기) 변호사를 발견한 권 위원장은 다가가 “오랜만입니다. 수고하십니다”라며 짧게 인사를 건넸다. 이 변호사 역시 서울고등검찰청 검사 출신이다. 연수원 동기인 서성건(56ㆍ17기) 변호사와도 반갑게 악수했다. 18대 새누리당 의원을 지낸 손범규(50ㆍ28기) 변호사에게는 “이렇게 만나가지고 말야”라며 아군과 적군으로 마주하게 된 현 상황을 에둘러 표현했다.
각 팀을 이끄는 양측 ‘선봉장’들의 인연도 눈길을 끈다. 국회 소추위원단의 총괄팀장을 맡은 황정근 변호사는 박 대통령 대리인단의 ‘수장’ 격인 이중환 변호사와 연수원 동기다. 앞서 이 변호사는 “황 변호사와 연수원 동기다. 그 이상의 친분은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변호사는 상대편 이명웅 변호사와도 헌법재판소 연구관실에서 같이 근무한 인연이 있다.
서로 마주보는 구조인 청구인석과 피청구인석에는 각각 권성동 위원장-황정근 변호사, 이중환 변호사-전병관 변호사가 앉아 재판에 임했다.
쟁점을 정리하고 양측이 신청한 증거를 검토하는 자리였던 만큼 이날 재판에서 치열한 공방은 펼쳐지지 않았다. 그러나 본격 변론에 들어가면 불꽃튀는 법리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권 위원장은 전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피청구인의 주장은 헌법과 법률을 자의적으로 해석했다”며 강하게 반박한 바 있다. 박 대통령 측대리인이 헌재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낮은 지지율, 100만 촛불집회를 근거로 한 탄핵소추는 반헌법적’이라고 한 것에 대해서도 “피청구인이 불법과 비리를 저질러 국민의 믿음과 신뢰를 저버렸기 때문에 국민이 피청구인에게 청구한 신임을 거둬들인 것으로, 이는 원인과 결과를 혼동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 측 대리인도 이날 재판에서 “청구인 측이 제시한 증거가 검찰 공소장과 신문기사 정도인데 우리가 어떤 것을 보고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는지 판단할 자료가 없다”고 일격을 날렸다.
재판 종료 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박 대통령 측의 제출 증거가 빈약한 이유를 묻자 이 변호사는 “원래 이 사건은 청구인이 검사 역할하면서 증거 제출하면 우리가 거기에 대응해서 증거 제출하는 것이다”라며 앞으로 소추위 측에서 내놓는 자료에 맞춰서 대응할 계획임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