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 비박계의 (가칭)보수신당을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선이 복잡하다. 교섭단체 기준으론 4당, 정당 기준으론 5당 체제가 예고됐다. 보수신당을 ’야권 파트너’로 본다면 ‘야4당 체제’, 보수신당을 여권의 연장으로 본다면 ‘2여3야 체제’ 격이다. 야4당 체제라면 200석을 넘는 의원 수를 확보, 국회를 좌우할 진용을 갖추지만, 이는 기존 전통 야권 지지층의 반발이 우려된다.

5당 체제는 유례없는 정치 시험대다. 87체제 직후 열린 지난 1988년 13대 총선에서 민정당(125석), 평화민주당(70석), 통일민주당(59석), 공화당(35석), 한겨레민주당(1석) 등 5당이 등장하기도 했지만, 한겨레민주당은 유일한 의원인 박형오 의원이 평민당으로 입당하면서 원외정당으로 전락, 곧 4당 체제로 재편성됐다. 안정적인 구도의 5당 체제는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사전적 의미로 보면, ‘여(與)당’은 말 그대로, ‘돕다’는 뜻을 담아 정부를 돕는, 정권을 담당하고 있는 정당으로, 보수신당은 야당에 분류된다. 당정협의를 비롯, 여권의 권한과 의무에서도 보수신당은 배제된다.

사전적으론 ‘야4당 체제’로 봐야겠지만, 정치적으로도 보수신당을 야당으로 볼지는 또 다른 문제다.

일단 기존 야3당이 보수신당을 야권으로 인정하고 공조 체제를 구축하면, 야4당은 국회에서 200석을 훌쩍 넘게 된다. 개헌선을 넘는 규모이자, 쟁점법안이나 각종 개혁 법안 처리 등을 두고 국회에서 사실상 여당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규모다.

법안 처리 뿐 아니라 상임위원회 내에서도 여권을 무력화할 수 있는 사례가 곳곳에 있다. 새누리당이 거야(巨野)공세의 방패로 활용한 상임위원회의 안건조정제도가 대표적 예다. 상임위 재적위원 3분의 1 이상이 요구하면 법안을 90일간 안건조정위에 묶을 수 있는 제도로, 최근 여당은 야권이 추진한 ‘국정교과서 금지법’에 이를 적용, 이 법을 국회 상임위에 묶어놓기도 했다. 보수신당 세력이 이탈하면 새누리당은 다수 상임위에서 독자적으로 안건조정제도를 활용하기 어려워진다.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1일 “비박신당 출현으로 야4당체제, 야당만으로 200석이 가능하다”며 “패스트트랙, 직권상정 다 가능하다. 앞으로 5~6개월이 검찰ㆍ언론개혁의 황금기”라고 밝혔다.

단, 야4당체제를 구축하면 전통적인 야권 지지층의 반발이 예상된다.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야권으로선 민감한 일이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이와 관련, “친박ㆍ비박 나누기 이분법으로 ‘나보다 더 검은 것이 있으니 나는 희다’는 식으로 면죄부를 얻으려 한다면 그건 착각”이라고 비판했다. 야권으로 공조할 수 없다는 강경함이다. 또 실제 개별 사안에서 보수신당이 야권과 입장이 갈릴 가능성도 있다. 현재 야권이 전면에 내건 국정교과서 폐기 역시 보수신당은 야권과 입장이 다를 게 유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