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외국인 투자 자금 엑소더스 우려
한은 내년 통화정책 대변화 예고
[헤럴드경제=황유진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15일 기준금리를 0.50~0.75%로 25bp 인상하고 내년 중 세 차례에 걸쳐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함에 따라 향후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방향이 급변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산술적으로 연준이 내년 세 차례에 걸쳐 금리를 올리면 국내 기준금리와 금리 수준이 같아져 외국 투자자금의 엑소더스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수출과 내수의 동반 부진, 저성장 기조의 고착화, 정치적 불확실성 등 산적한 악재에 직면하고 있는 한은이지만 결국 내년에는 그동안의 완화적 통화정책에서 긴축으로 통화정책의 방향을 틀게 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 이날 한은은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내년 통화정책의 운용 방향을 두고 고민에 빠진 기색이 역력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연준의 금리 인상에 대해 “예상보다 (인상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이 총재는 “앞으로 미국의 신정부 정책이 어떻게 바뀔지도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1년 사이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차이는 빠르게 좁혀진 상태다.
한은 기준금리는 2014년 8월 2.50%에서 2.25%로 떨어진 이후 올해 6월까지 5차례 연속 인하 기조를 이어갔다.
경기 회복세를 뒷받침하는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펴면서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인 1.25%까지 떨어졌다.
반면 미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차례에 걸쳐 금리를 올리며 양국의 금리 차이는 1년 사이 1.5%에서 0.75%로 반토막이 났다.
향후 미국이 경기 자신감을 토대로 예상대로 내년 세 차례에 걸쳐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간다면 내년 말에는 미국 금리가 1.25% 수준에 도달하게 된다.
만약 한국은행이 경기부진 타개책으로 상반기 금리를 한 차례 인하한다면 한국은행은 지금까지의 시장금리 역전이 아닌 ‘기준금리 역전’ 현상을 용인해야 하는 상황에까지 처하게 된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17년 3회 인상이 현실화되면 미국 기준금리는 1.5%로 우리의 기준금리 1.25%보다 높게 된다. 한미간 기준금리 역전은 가능성의 영역이 아닌 사실의 영역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시장의 예상보다 다소 매파적인 금리인상 전망 때문에 달러화 강세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펀더멘탈도 나쁘지 않기 때문에 이번에는 연준의 전망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높아져 국내 기준금리와의 차이가 없어지거나 혹은 역전될 경우 국내의 외국인 자본의 대규모 유출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경제의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입장에서 절대 용인할 수 없는 대목이다.
실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1월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은 상장주식 1조1900억원어치를 순매도하는 등 외국인 투심의 흔들림 현상이 시장에서 반영되고 있기도 하다.
한은 국제수지 통계에서도 작년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국내 금융시장에서 외국인의 증권투자는 9개월 동안 271억6870만 달러(약 32조원)나 이탈했다.
때문에 향후 한은의 통화정책은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와 외국자본 유출 움직임에 따라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 외국인 자본의 이탈이 가속화할 경우 한은은 기준금리 인상을 검토해야 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박정우 연구원은 “미국의 경우 현재 회복세면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이 없어도 충분히 FOMC의 중기 목표치를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드러났다고 할 수 있다”고 말해 미국 연준의 빨라진 금리인상 행보에 따른 한은의 금리인상도 피할 수 없는 시나리오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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