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 ‘대선 레이스’는 이미 시작됐다. 탄핵 정국 여파로 대선 시기도 알 수 없다. 결승점이 보이지 않으니 ‘페이스메이커’도 의미 없다. 시작이 곧 전력질주가 돼야 하는, 전례 없는 레이스다.
각 대선 후보가 경선 룰 논의 등에 앞서 벌써부터 전면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차별화 전략을 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언제 대선이 열릴지 모른다는 불확실성 때문에 초반부터 확실히 이미지를 구축해야 하는 대선 레이스다.
문재인 전 대표는 자타공인 ‘대세’ 후보다. 공세도 문 전 대표에 집중된다. 지지율 1위이기에 여야 공히 문 전 대표는 우선적으로 넘어야 할 상대다. 문 전 대표는 이를 ‘저지선’이라 표현하고 있다. 그는 “1번 주자로서 역사가 거꾸로 역행하지 않도록 저지선 역할을 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안팎의 비판을 두고 ‘대세’ 후보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는 게 문 전 대표의 반격 논리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직설’적인 화법으로 지지율이 급상승하고 있다. 촛불 정국의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정치적 판단력이 기민하다는 평가도 있다.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이 시장 지지로 쏠린다는 분석이 잇따른다. 비정치적인 화법을 구사하기에 오히려 ‘정치인 이재명’이 주목받는 게 역설적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반등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박 시장의 강점은 인권 변호사, 시민단체, 시정 운영 등에 따른 풀뿌리 경험이다. 박 시장은 13일 국회 시도지사 간담회에서도 “메르스 사태에서도 중앙정부가 우왕좌왕했지만, 지방정부가 잘 대처해 극복한 사례가 있다”고 했다. 촛불집회에서도 평화 집회 환경 조성에 박 시장이 적극 나선 바 있다. 박 시장의 대선 싱크탱크 역시 최대 지지층인 시민단체를 기반으로 한 조직 ‘희망새물결’이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진중한 이미지를 앞세운다. 눈길을 사로잡는 활동이나 발언이 드물지만, 그래서 더 안 지사를 주목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말을 아끼는 대신 한 마디마다 무게감을 실어 보내는 스타일이다. 안 지사는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고품격으로 경쟁할 준비를 철저히 해왔다. 반드시 민주주의의 새 역사를 쓰는 도전이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경쟁 후보에 대한 평가나 비방을 배제하겠다는 의미다.
김부겸 민주당 의원은 가장 개헌에 적극적인 민주당 대선 후보다. 개헌은 대선판을 흔들 수 있는 파급력이 있다. 김 의원은 이날 “촛불 시민혁명은 개헌으로 완성돼야 한다”며 재차 명확히 개헌을 촉구했다. 개헌의 필요성은 잠룡 모두 공감하고 있다. 다만, 개헌의 파급력을 감안, 상대적으로 말을 아끼는 분위기 속에 김 의원은 역으로 개헌을 앞세워 차별화를 꾀하는 흐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