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4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50~0.75%로 인상하기로 결정하면서 채권시장의 위축이 우려되고 있다. 더구나 내년 Fed의 금리인상 속도가 시장의 예측보다 더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은 채권시장엔 좋지 않은 소식이다.

올해 국내 채권시장은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낮아지며 하반기 채권시장의 금리인상이 이어졌고, 투자심리는 물론 발행시장까지 위축됐다.

향후 전망 역시 몸을 웅크려야 할 상황이다. 채권가격 하락에 따른 투자심리도 얼어붙고 여기에 발행마저 함께 줄었다. 주식 공모주 시장도, 채권시장도 모두 어려워 자금조달창구를 찾는 기업들은 돈을 끌어모을 곳을 찾는데 고심하고 있다.

▶하반기 금리상승, 후퇴한 투심=최근 채권시장은 금리인상 전망으로 꾸준히 채권금리가 높아지면서 채권가격은 하락하고 있다.

15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4분기 3년물 국고채 금리는 3분기말 1.247%에서 14일 1.644%로 0.397%포인트 올랐다. 국고채 5년물 역시 1.297%에서 1.838%로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회사채 역시 마찬가지였다. 같은 기간 ‘AA-’등급(무보증 3년) 회사채도 1.689%에서 2.125%로 올라있는 상태다.

투자자들의 투심도 얼어붙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이 심각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이 들고 있는 국내 상장 채권 잔액은 89조원(13일 현재)으로 올 들어서만 12조원이 줄어들었다. 외국인 보유 상장 채권 잔액이 90조원 아래로 하락한 것은 2013년 초반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 보유 상장 채권은 2012년 12월 26일 90조원을 처음 넘어섰으며 지난해 6월 106조원대까지 불어났다. 그러나 금리인상 전망과 달러화 강세로 신흥국 중앙은행들의 자국 통화가치 하락을 막기위한 원화채권 매도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채권시장, 당분간 쉽지 않다(?)=금융투자업계 전문가 상당수는 채권시장의 약세를 전망하고 있다.

재닛 옐런 Fed 의장은 향후 금리인상 속도에 대해 ‘매우 완만한 조정’을 시사했다. 하지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이 향후 적정금리를 제시하는 ‘점도표’에서는 내년 3번의 금리인상이 예상됐다. 이는 시장이 내년 2차례 인상 가능성을 점친 것과 비교해 많고, 인상 속도도 빨라질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17년 연방기금금리 전망 중간값은 1.1%에서 1.4%로 상향 조정돼 내년도 금리인상이 당초 두차례에서 세차례로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며 “재정 확대로 미국의 성장이 개선되고 물가 압력이 높아질 경우 Fed의 금리인상이 빨라지거나 금리인상 횟수가 늘어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금리의 하방경직성이 강화되고 상승 리스크는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신동수 연구원은 “Fed의 3차례 금리인상 횟수를 반영하면 한/미 기준금리 격차는 25bp(1bp=0.01%)로 역전된다”며 “기축통화국보다 기준금리 수준이 높아야 된다는 점을 수시로 밝힌 한은 총재의 입장을 고려하면 한은의 금리인하를 기대하기는 더욱 어려워졌다”고 진단했다.

금리인상 전망이 지속될 경우 채권시장의 가격하락도 계속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수급도 기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단기물 내외 금리차 축소, 원화 약세, 통화완화 기대감 훼손 등으로 외국인 잔고가 크게 감소했다”며 “외국인 투자자 수급은 단기적으로 크게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채권시장 금리상승 제한될 것=불리한 여건에도 원화채 금리상승이 제한될 것이란 예상도 있다.

이미 시장이 금리인상을 반영해왔고 채안펀드와 같은 정책적 수단으로 약세폭이 크지 않을 것이란 낙관론이다.

김동원 SK증권 연구원은 “한은을 비롯한 정책 당국은 금리 급등에 대한 경계감을 지속적으로 나타냈다”며 “미국 FOMC의 영향으로 시장 금리가 급등하는 모습을 보이면 시장 안정화를 위한 일련의 프로그램이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위원회는 20조원 규모의 채안펀드 재가동이 언제든 가능함을 시사해왔으며 한국은행 역시 3조원 내외의 추가 단순매입 여력이 남아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김동원 연구원은 “결론적으로 미 국채 금리 상승이 국내 시장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원화채 시장이 미 국채 시장과 다른 점은 ▷경기 여건이 차별화되고 있고 ▷정책 당국이 추가적인 시장 금리 상승에 대해서 불편해하며 ▷초장기 구간의 매수자가 여전히 대기하고 있다는 점”이라면서 “원화채 금리 상승폭은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회사채 발행량 뚝, 기업들 자금조달 어쩌나…=회사채 발행시장도 위축되고 있다. 채권시장의 자금조달 창구 기능 약화는 기업들 입장에서도 우려할 부분이다.

지난 5년 간 회사채 발행액은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4일까지 회사채 발행액은 49조155억원이었다. 이는 지난 2012년 76조7145억원과 비교하면 36.11% 급감한 수치다.

2013년은 66조6734억원, 2014년은 58조3292억원, 지난해는 58조2052억원으로 감소세였다.

5년 동안 전체 채권 대비 비중도 13.2%에서 8.7%로 크게 낮아졌고 상환액을 감안한 순발행액도 32조2538억원에서 마이너스(-)2조6172억원으로 올해는 매도채권이 더 많은 상황이다.

김민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하반기부터 채권금리가 본격적으로 상승하면서 약세가 지속되고 있고 회사채 금리 상승과 신용스프레드 확대 등으로 A급 이하 기업들의 자금조달 위험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는 모습”이라면서 “이번 미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불확실성이 일정부분 해소된다 하더라도 향후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유럽의 정치적 불안 등으로 채권시장 약세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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