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후원자 섭외 등 범행 전반 개입”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김종(55ㆍ구속)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최순실(60ㆍ구속) 씨와 장시호(37) 씨가 동계스포츠 사업을 빌미로 기업 후원금을 받아내는 과정에서 체육계를 압박하는 선봉장에 선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이 삼성을 후원자로 섭외하고 접촉하는 역할을 맡는 등 범행 전반에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중앙지검장)는 8일 장 씨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ㆍ사기ㆍ횡령 등 혐의로 재판에 넘기면서 김 전 차관을 공범으로 적시했다.
최 씨는 정부지원금이나 기업등의 후원금을 지원받아 사익을 챙길 목적으로 조카 장시호에게 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세우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기업을 압박해 총 18억여원의 후원금을 챙긴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이 최 씨의 부탁을 받고 삼성그룹과 GKL을 압박해 후원금을 내도록 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기업들이 문화체육계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던 김 전 차관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차관은 지난해 7~8월 경 최 씨에게 ‘영재센터를 후원할 수 있는 곳을 알아봐달라’는 부탁을 받자, ‘빙상연맹을 맡고 있는 삼성으로부터 후원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으니 접촉해보겠다’고 했다. 김 전 차관은 재차 최 씨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내가 설득해 삼성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동계올림픽과 연계해 영재센터에 후원을 할 것 같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김 전 차관은 삼성 측과 직접 접촉해 후원금을 요구하기도 했다. 김 전 차관은 제일기획 스포츠사업총괄사장인 김재열 씨를 만나 ‘BH관심사’라며 영재센터 측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라고 언질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은 그해 10월 영재센터에 후원금 5억 5000만원을 지급했다.
최 씨가 삼성으로부터 후원금을 더 받아내려는 계획을 세우자 김 전 차관은 지난 1월 삼성측을 다시 만나 ‘영재센터는 BH관심사다. 잘 도와주라’며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영재센터에 10억 7800만원을 추가로 후원했다.
김 전 차관은 또 GKL이 영재센터를 후원하도록 압박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월 최 씨로부터 ‘GKL이 영재센터를 후원하게 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김 전 차관은 GKL 대표이사를 만나 ‘영재센터에 2억원을 후원하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GKL은 지난 4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영재센터에 총 2억원의 후원금을 냈다.
김 전 차관과 공모해 범행을 저지른 장 씨는 삼성과 GKL로부터 후원금을 뜯어낸 혐의로 8일 오후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추가조사를 거친 뒤 김 전 차관을 오는 11일 오후 구속기소할 방침이다.
장 씨와 김 전 차관 등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삼성그룹이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총 16억 2800만원을 후원금으로 내도록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