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선강퉁(深港通ㆍ중국 선전과 홍콩 증시의 교차거래)이 별다른 출범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선전 증시에 투자할 길이 열렸음에도 중국 증시 부진에 후강퉁(戶港通) 학습 효과까지 맞물리면서 투자자들이 떨떠름한 반응을 보인 것이다. 영업에 나서야 하는 증권사들도 당분간 ‘신중 모드’를 유지한다는 방침을 내놓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56곳 중 대신증권, 미래에셋대우,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이베스트투자증권, 유안타증권, 유진투자증권, SK증권, NH투자증권, KB투자증권, 키움증권, 하나금융투자, 하이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등 16곳이 선강퉁 주식 직접매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 증권사를 통해 들어온 선강퉁 순매수액은 지난 5~7일 각각 6256만204위안(105억원), 4759만127위안(80억원), 2975만7807위안(50억원)으로 집계됐다. 일평균 78억원은 2년 전 후강퉁(중국 상하이와 홍콩 증시의 교차거래)이 개장된 후 한 달간 일평균 거래대금(149억원)의 절반에 그치는 수준이다.
무엇보다도 이미 투자자들이 후강퉁을 통해 중국 증시를 경험해봤다는 점은 선강퉁에 대한 기대감을 낮춘 요인으로 꼽힌다.
후강퉁 도입 당시 상하이 증시 지수는 5000포인트대까지 급등했지만 현재 반토막 수준으로 추락했다. 당시 ‘악몽’을 겪은 투자자는 선강퉁에 대해서도 관망세를 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시아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는 와중에 선전 증시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선강퉁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난달 22일 2137.88까지 치솟았던 선전종합지수는 시행 첫날 2068.17로 내려앉았다.
여기에 중국 시장 전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선강퉁 흥행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중국 시장은 기업부채나 산업 구조조정, 위안화 가치 하락 등 잠재적인 변수가 많아 아직은 조심스럽게 보는 시각이 많다”며 “국내처럼 기업 정보가 실시간으로 공개되지 않을뿐더러 정보가 나와도 그에 대한 해석이 갈릴 수 있어 선강퉁 투자에 대한 고민은 커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증권사들도 당분간은 선강퉁 투자에 대해 ‘신중하고 차분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용철 유안타증권 글로벌비즈팀장은 “선강퉁이 문을 열었지만, 본격적으로 영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니다”라며 “현재 중국증시가 바닥을 지나는 국면이어서 투자자들도 상승하고 있다는 신호가 명확히 전달될 때 자금을 풀 것”이라고 봤다.
이 팀장은 “중국 본토에서도 중국 증시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져 있는 상태”라며 “2800~3300사이의 박스권에서 탈피하는 모습을 보이기 전까지는 후강퉁을 포함해 완만하게 가는 모습을 연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현석 센터장은 장기적인 선강퉁 투자 전략에 대해 “해외투자는 기본적으로 환율 이슈와 비용 문제 등과 함께 간다는 점에서 만만치 않다”며 “올해 중국 시장이 고전한 만큼 내년에는 보다 기회가 많을 것이라는 전망과 국내 중ㆍ소형주도 매매하는데 중국의 일등기업은 못 사겠느냐는 시각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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