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지는 그럴듯 하지만 전문성 약화”…예산 · 조직 권한없는 이름뿐인 부총리 전락 우려도
박근혜 대통령이 밝힌 교육부총리 신설을 놓고, 교육계에서는 오히려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취지는 그럴듯 하지만 결국 전문성 약화만 우려된다는 것이다. 특히 교육계 안팎에서는 부처 위상이 높아지는 것에 대한 기대의 목소리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총괄하는 부처에 대한 예산이나 조직 구성 권한이 없을 경우 부총리의 위상은 형식적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 대통령은 앞서 교육ㆍ사회ㆍ문화를 총괄하는 부총리를 두겠다고 발표했다. 신설 부총리는 교육부장관이 겸직하는 방안이 유력시 된다. 그렇지만 교육계는 6년 만에 부활하는 교육부총리제를 ‘이미 실패한 카드’로 평가하며 대체로 부정적인 입장이다.
교육부총리제는 지난 2001년 김대중정부 당시 처음 생겼으나, 이명박정부 들어 2008년 2월 새로운 정부조직법에 따라 폐지됐다. 특히 김대중정부 시절 교육부총리제는 학교교육, 직업교육, 평생교육, 고용을 비롯한 인적자원 개발과 관련된 영역을 종합 조정한다는 취지에서 신설됐으나 정책 효과는 크지 않았다. 사실상 ‘상징적 부총리’에 그쳤다는게 교육계의 평가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관계자는 “교육부총리가 국무위원 서열상의 상징적인 의미만 있었지, 실질적인 위상과 역할은 부족했다”며 “교육 분야를 책임진 교육부장관이 방대한 사회ㆍ문화 분야까지 총괄해야 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교육전문성 및 집중성만 약화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계 한 관계자도 “교육 현안만 해도 벅찬 상황에서 사회와 문화까지 맡아 제대로 된 역할을 수행할수 있겠냐”며 교육 부총리 신설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측도 부총리제로 교육부의 책임이나 역할을 높이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전교조 관계자는 “교육부총리제로의 승격이 교육부장관으로 하여금 학교 현장에 대한 책임감보다 비경제 분야의 국무총괄에 대한 책임감만 높이게 될 것”이라고 했다.
특히 교육계 안팎에서는 총괄하는 부처에 대한 예산이나 조직 구성 권한이 없을 경우 교육 부총리의 위상이 형식적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기획재정부나 현재의 안전행정부처럼 예산이나 조직을 구성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돼야 실질적인 총괄 역할이 가능하지 않겠는가”라며 “예산과 조직 구성의 권한이 없으면 말뿐인 부총리로 전락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왕 신설할 것이라면 과거의 우를 범하지 않도록,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는 인물을 발굴하고 과감하게 권한을 넓혀주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박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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