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 소멸시효가 지난 자살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한 삼성생명 등 보험사 4곳이 초비상사태에 돌입했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영업중지와 대표이사 해임권고 등을 포함한 중징계 방침을 사전 통보하면서 오는 8일까지 소명 자료를 준비해야 하면서다.
보험사로서는 당국이 이미 제재수준을 통보한 가운데 뒤늦게 지급으로 선회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금감원 역시 보험사들이 행정소송까지 불사할 경우 승소한다는 보장이 없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 자살보험금 사태가 어떤 식으로 수습될 지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달 28일 소멸시효가 지난 자살보험금을 미지급한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알리안츠생명 등에 중징계 제재방침을 사전 통보했다.
제재조치에는 영업 일부 정지부터 인허가 취소, 임원에 대한 해임 권고 조치까지 초강력 제재가 포함됐다.
징계수위가 가장 낮은 영업 일부정지가 확정되면 특정 상품을 판매하지 못하거나 일부 지역에서 영업을 할 수 없게 된다.
최고 징계수준인 인허가 등록취소가 내려지면 사실상 회사 문을 닫아야 한다. 또 임원 문책경고로 CEO가 해임될 수도 있다.
과징금도 문제다. 지난달 삼성생명은 자살보험금과 별개의 보험금 미지급과 관련해 24억원의 과징금 제재를 받았다. 이를 감안할때 자살보험금 미지급 관련 과징금 액수가 어마어마할 것이라는 전망이 일찍부터 나왔다.
이번 제재방침 통보에 대해 보험사들은 수위가 너무 과하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 소멸시효가 지난 자살보험금을 주지 않고 버틴 것에 대한 ‘괘씸죄’가 반영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자살보험금 사태를 불러일으킨 잘못된 약관을 허가해 준 금감원이 업체에만 책임을 지우려 한다는 비판도 있다.
이에 앞서 금감원은 미지급한 자살보험금을 전액 지급한 5개 보험사에 대해서는 100만~700만원 정도의 과징금만 부과했다.
보험금을 지급한 곳에 대해 ‘정상참작’을 한 셈이다.
8일까지 소명자료를 제출해야 함에 따라 해당 보험사들은 초비상사태에 돌입했다.
업체가 자료를 제출하면 금감원은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최종 제재 수위를 결정한다. 이르면 연내, 늦으면 내년 초께 제재 방침이 정해질 전망이다.
아직 제재 통보를 안 받은 보험사는 2주 전에 검사를 마친 KDB생명과 현대라이프 등 2개사다. 이 가운데 KDB생명은 보험금 전액 지급을 결정했고 현대라이프는 아직 입장을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금감원은 “자살보험금 미지급과 관련해 최종 제재수위 수준 등이 확정된 것은 전혀 없다”며 “앞으로 제재심의 등 관련 절차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고만 밝혔다.
한편 보험사들이 제재에 불복해 행정소송까지 갈 경우 금감원이 승소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망된다. 대법원은 지난 9월 30일 소멸 시효가 지난 자살보험금을 지급할 필요가 없다고 판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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