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일본과 한국 재계 인사들의 우려를 잠식할 수 있는 여행을 하게 돼서 다행이다. 미국과 동맹국과의 관계는 굳건할 것이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의 측근이자 버지니아 주 주지사인 테리 맥컬리프 미국 버지니아 주시자는 이 같이 밝혔다. 맥컬리프 주시자는 16일 방한해 버지니아 주 정부 한국 대표부 사무소 개소했다고 밝혔다. 이날 맥컬리프 주지사는 “트럼프의 당선을 놓고 보호무역에 대한 우려가 많다는 걸 안다. 동맹국 재계인사들의 우려를 잠식시킬 수 있는 여행에 나서게 돼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맥컬리프 주지사는 민주당 소속으로, 힐러리 후보와는 40년 간 친분을 쌓아왔다. 그는 힐러리가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을 재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을 때도 “힐러리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자유무역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입장을 다시 재고할 것”이라고 해명해왔다. 이날 맥컬리프 주지사는 트럼프의 보호무역 발언에 대해서도 “공약들은 단순 ‘수사’(레토릭ㆍrhetoric)에 불과하다”라며 “선거유세와 실제로 정국을 운영하는 건 매우 다르다. 많은 공약들이 지켜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맥컬리프 주지사는 트럼프가 무역정책과 에너지정책, 그리고 이민정책 등 다방면에서 공약을 철회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선거유세와 국정운영은 다를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 2월 트럼프가 대통령으로서 주지사들과 첫 회담을 갖는 자리에서 트럼프의 보호무역과 화석연료 개발 움직임에 적극 견제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맥컬리프는 “교역장벽을 높이면 일자리를 만들 수 없다는 데 다른 주지사들도 모두 동의했다”라며 “트럼프에게 이러한 의견을 강력하게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맥컬리프 주지사는 지난 7월 전미주지사 협회 대표로 선출돼 임기 1년동안 연방정부와 미국 주지사 50명의 입장을 조정ㆍ협의한다.
버지니아 주는 미국 주요 경제동맹국인 일본, 한국, 싱가포르, 그리고 호주 등과 활발한 교역관계를 맺어왔다. 45개 국가에서 750개 이상의 글로벌 기업들이 버지니아에 들어왔다. 버지니아 주는 특히 항공산업과 바이오, IT, 데이터과학, 사이버 안보 등 최첨단 산업이 발달해 있는 주이기도 하다. 맥컬리프 주지사는 버지니아 주가 외국계 기업을 너무 많이 들여와 일자리 상실을 초래했다는 트럼프의 주장에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발언에 불과”하다며 “자유무역을 통해 버지니아 주의 실업률은 32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보호무역이 이뤄지는 데 내가 이 자리에 왔겠는가”라며 “한국 기업과 버지니아 주의 교역이 더 활발해지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민정책에 대해서도 트럼프가 이민자 추방이 아닌 국경강화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가 “800~1200만 명의 불법 이민자를 추방하는 것이 아니라 범죄를 저지른 이민자를 추방할 것이라고 밝혔다”라며 그의 공약이 후퇴했음을 시사했다. 범죄를 저지른 불법 이민자를 추방하는 정책은 오바마 정권 하에서도 이뤄졌다.
하지만 트럼프가 연방차원에서 불법 이민자에 대한 경계를 강화할 경우 불법 체류자들의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는 것은 사실이다. 맥컬리프 주지사는 트럼프의 정권인수위원회에 합류한 코리 코박 캔자스 주 총무장관의 ‘SB1070’법이 연방차원에서 통과되면 어떡하냐는 질문에 “손 쓸 방법이없다”고 답했다. ‘애리조나 SB1070’법은 경찰의 불심검문을 받는 유학생이나 이민자가 ‘I-20’ 등 외국인 신분을 증명하는 서류를 가지고 있지 않으면 체포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이다. 이 법을 설계한 코리 코박 캔자스 주 총무장관으로, 현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당선인의 정권인수위에 합류한 상태다.
미국 불법 체류자 수는 1100만 명으로, 이 중 한인은 16만 명으로 추산된다. SB1070법이 연방차원으로 추진될 경우, 한인 불법 체류자 16만 명은 경찰의 불심검문을 받고 강제추방을 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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