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은지 기자] 제 45대 미국 대통령에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관심은 오는 12월 미국의 금리 인상 여부에 쏠리고 있다. 연내 금리 인상이 어렵다는 의견과 오히려 가속화될 것이라는 분석 등 여러 해석이 상충하면서 미국 금리 인상 향배가 안갯속에 갇혔다.
이에 전 세계가 다음 주 초부터 발표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위원들의 발언과 오는 17일(현지시각) 예정된 재닛 옐런 연준 의장 의회 연설 내용에 귀추를 주목하고 있다.
▶연내 금리 인상 “어렵다”… 시선은 옐런 연준 의장에게로= 지난 10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이 확정된 9일(현지시각) 금융기관 간 초단기 오버나이트 금리인 OIS(overnight index swap)를 기준으로 전망한 미국의 12월 금리 인상 확률은 전날 82%에서 50% 밑으로 떨어졌다.
이날 조지 곤캘브스 노무라 증권 인터내셔널 미국금리 전략책임자는 “트럼프가 승리하면 시장과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져 12월 초까지 시장이 변동성을 띨 것으로 보여 가 금리 인상을 미룰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시장 불확실성 변수도 있지만 더욱 부각되고 있는 건 재닛 옐런 연준 의장과 트럼프의 갈등이다.
트럼프는 선거 기간 내내 미 연준의 정치적 중립성을 비판하며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오바마 행정부의 인기를 위해 금리를 인상하는 정책을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고려하면 오는 12월 13~14일(현지시간) 열리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금리 인상은 당행되기 어려울 것이란 해석이다.
미 연준은 지난해 12월 처음 금리를 인상한 뒤 올해 총 4번의 금리 인상을 단행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올해 이를 단 한 차례도 이행하지 못한데다 지난주 견고한 미국 고용 지표 발표로 12월 말 금리 인상은 거의 확실시 되는 분위기였지만 상황은 반전됐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주식시황 담당 연구원은 “클린턴 후보의 당선 이후 시장이 대비해 온 것이 바로 미국의 12월 금리 인상”이라며 “‘트럼프 충격’으로 위험자산들이 급등락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지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윤여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당장 12월 FOMC에서 연준은 금리 인상을 단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금융시장 불안심리가 안정되는 것을 확인해야 하며 트럼프 집권 때 자리를 고민하겠다고 했던 옐런 연준의장의 거취 또한 변수”라고 지적했다.
▶금리 인상 “단행”… 오히려 “가속화 할 것”=반면, 일각에서는 미국이 예정대로 12월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과 함께 그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동원 SK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 불안 정도에 따라 12월 인상을 미룰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펀더멘털의 변화가 나타난 것은 아니므로 아직까지 미국의 12월 기준 금리 인상 가능성은 높다”고 전망했다. 국제금융센터 역시 “트럼프 당선에도 불구, 미국의 고용지표 등 경제상황이 급변하지 않는 한 연준은 예정대로 12월에 금리를 인상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며 지난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와 같이 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지만 관세 부과, 인프라확대, 등 트럼프와 공화당의 일련의 공약은 미 물가·성장률을 끌어올릴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며 “여기에 트럼프와 공화당이 연준의 저금리 정책을 비판해 왔다는 점은 금리인상 가능성을 더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서 시장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시종일관 연준의 저금리 기조를 비판해온 트럼프가 금리 인상 속도를 가속화하는 시나리오다.
트럼프가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옐런 의장의 임기가 만료되면 즉각 다른 인물로 교체하겠다고 밝히기도 해 옐런 의장의 거취도 불분명해진 상황이다. 옐런 의장의 임기는 2018년 2월까지로, 바로 해임할 수는 없지만, 내년 Fed 이사회 공석 2석에 통화 긴축을 선호하는 매파성향 위원을 임명하면 금리 인상이 본격화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채현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 이후 미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기조에 변화가 나타날지에 대한 판단은 세계 금융자산 가격을 결정하는 핵심변수”라며 “시장의 기대 인플레이션이 가파른 상승기조를 이어간다면, 금리 인상 속도 또한 빨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트럼프 후보의 공약과 당선 이후 실제 집행하는 정책은 차이가 날 수 있어 우리 실물경제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지켜봐야 한다”며, “단기적으로는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금융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재닛 옐런 미 연준 의장은 오는 17일(현지시간) 예정된 옐런 의장의 발언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