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 전용앱 설치하면 끝

“요즘 가장 인기있는 곡 틀어줘”

말 떨어지자마자 트와이스 곡이…

실내조명·TV·제습기·플러그 등도

목소리 명령만으로 간단 제어

휴대폰 분실땐 ‘폰 찾기’기능 요기

대화 능력은 아직 걸음마 단계

“팅커벨, 요즘 가장 인기있는 가요 틀어줄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원통형 스피커에 녹색 불빛이 들어오더니, 걸그룹 트와이스의 신곡이 흘러나왔다. ‘볼륨을 높여줘’, ‘플레이를 멈춰줘’라는 주문도 재깍 알아듣고 처리했다.

블루투스 스피커 형태로 출시된 SK텔레콤의 인공지능 서비스 ‘누구’를 체험해 봤다. 스마트폰에 전용 앱을 설치하고, 무선 네트워크를 설정하면 사용 준비는 끝. 인터넷에 연결되자 ‘음악을 들려드리거나 필요한 정보를 알려드릴 준비가 됐다’는 안내 멘트가 흘러나왔다. 초기에 설정된 단말 이름은 ‘팅커벨’, ‘아리아’ 등으로, 사용자가 원하는 이름으로 재설정이 가능하다.

‘누구’에 특화된 음악 감상 기능부터 활용해 봤다. 음성 명령을 내리면 음원 서비스 ‘멜론’과 연동해 스트리밍 서비스로 음악을 들을 수 있다. “팅커벨, 잔잔한 발라드곡을 틀어줘”라고 말했더니, 느린 템포의 서정적인 가요들이 연이어 흘러나왔다. 집안일을 하면서도 듣고 싶은 음악을 주문하고, 음악을 끄거나 볼륨을 조절하는 것이 가능하니 편리했다. 아이리버의 오디오 브랜드 ‘아스텔앤컨’이 음향 설계에 참여해, 스피커만 떼어놓고 봐도 만족스러운 성능을 자랑했다. 물론 멜론의 스트리밍 서비스 가입자가 아닌 경우, 1분 미리듣기에 만족해야 하는 아쉬움은 있었다.

SK텔레콤의 스마트홈 이용자라면 ‘누구’를 보다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다. 집안 조명이나 TV, 제습기, 스마트 플러그 등을 목소리 명령 만으로 간단히 제어하는 것이 가능하다.

‘폰 찾기’ 기능은 실용성을 자랑했다. 1인 가구의 경우 집안에서 휴대폰을 분실했을 때 다른 가족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어볼 수도 없어 답답할 때가 있다. ‘누구’ 전용 앱에 폰 찾기 설정을 해두면, 소리와 진동으로 휴대폰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팅커벨, 내 폰 어딨어?’라고 물었더니 소파 틈에 끼어있던 휴대폰에서 알림음과 진동이 울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누구’의 다양한 기능을 체험해 본 결과, 가장 돋보이는 점은 높은 음성 인식률이었다. 작은 목소리를 못 알아들은 1번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모든 음성 명령을 알아듣고 오류 없이 처리했다. 앞서 SK텔레콤은 ‘누구’의 음성인식 기술이 목소리 톤이나 억양, 사투리까지 인지할 만큼 한국어에 특화돼 있다고 자신한 바 있다.

다만, 영화 ‘허(her)’의 인공지능과 같은 대화 능력을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 있다. 현재 ‘누구’는 일부 특화된 기능에 한해 음성 명령을 인지하고 실행하는 수준이다. ‘좋아하는 노래가 있느냐’는 질문에 ‘노래를 잘하진 못하지만, 요즘 연습하고 있는 노래가 있다’는 답변과 함께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를 흥얼거렸다. 신기하긴 했지만, 실은 학습된 질문에 한정된 유창한 답변이었다. 대다수의 돌발 질문들에는 응대하지 못했다. 물론 ‘누구’의 대화 능력은 데이터가 쌓이면서 점차 고도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누구는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고 있다. 최근에는 도미노피자ㆍBBQ와 제휴해 배달 주문이 가능해졌다. 현재는 특정 메뉴만 주문이 가능하지만, 메뉴 선택부터 검색, 추천까지 연내 가능할 전망이다. 또한 블루투스 음성 제어, 팟캐스트, 교통정보, IPTV 제어 등의 서비스도 연내 추가될 예정이다.

‘누구’는 11번가, T월드 다이렉트, 위메프에서 14만9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달 중순부터는 SK텔레콤 전국 주요 대리점과 하이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

이혜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