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나이지리아에서 200명이 넘는 여중생들을 집단 납치한 이슬람 무장단체 ‘보코하람’의 테러와의 전쟁에 국제사회가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잇달아 군병력을 투입에 나선 데 이어, 이번엔 유엔이 보코하람을 테러단체로 공식 지정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 같은 제재안들이 현실적으로 효과가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날 보코하람을 알카에다와 연계된 테러단체로 공식 지정하고 유엔 안보리 결의 제1267호에 따른 제재 명단에 등록했다.
알카에다와 탈레반, 또 이들과 관련이 있다고 확인된 테러단체들을 모은 이 명단에 이름이 오르게 되면 무기 통상 금지(엠바고), 자산 동결 및 여행 금지 등의 제재 조치가 이뤄지게 된다.
일명 ‘알카에다 리스트’로 불리는 이 제재 명단에는 현재 테러단체 62곳과 조직원 213명의 이름이 올려져있다.
앞서 나이지리아 정부는 안보리 알카에다 제재 위원회에 보코하람을 ‘중서부 아프리카의 알카에다’라면서 테러단체로 추가 지정해줄 것을 요청했었다. 지난해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 선출된 나이지리아는 올해부터 2년 간의 임기를 수행하고 있다.
다른 14개 이사국들이 이날 오후 3시까지 이에 반대한다는 뜻을 제기하지 않음에 따라, 보코하람은 이사국 만장일치로 테러단체 명단에 추가됐다.
사만다 파워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온갖 잔혹행위를 저지른 보코하람을 격퇴하기 위한 나이지리아 정부의 노력을 지원하는 데 중요한 걸음을 내딛게 됐다”면서 “안보리는 보코하람으로 흘러 들어가는 주요 자금ㆍ여행ㆍ무기로를 차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제재 조치로 보코하람에 대한 공동 대응에 나서고 있는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더욱 힘이 실리게 됐다.
미국과 영국, 이스라엘의 특수 요원들이 나이지리아 내에서 피랍 여학생들을 구출하기 위한 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군은 지난 13일과 14일 육군 병력 80명과 유ㆍ무인 정찰기를 나이지리아에 투입했다.
또 나이지리아와 니제르, 카메룬, 차드, 베냉 등 서아프리카 5개국 정상도 지난 17일 서아프리카 안보 정상회의를 열고 정보 교환과 군사작전 강화 등 공동 대응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유엔 제재안이 ‘캐시 이코노미’(현금경제) 성향이 강한 나이지리아에서 주로 활동하는 보코하람엔 사실상 큰 타격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대부분의 거래가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현금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추적이 힘들고 자산 동결의 효과도 크지 않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보코하람이 “막대한 현금을 바탕으로 리비아 등지에서 최첨단 무기를 들여오고 고도의 훈련 체계를 갖추고 있다”면서 “하지만 자금 출처가 불명확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강승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