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은지 기자] “리테일 영업이나 ELS, 선물, 옵션 등등 전통적인 IB는 대형사에게 안된다고 봐야죠. 이젠 아이디어 싸움입니다.”
대형 증권사가 초대형 IB로 몸집을 불려나가는 동안 중소 증권사는 그들만의 생존 전략을 찾아 나섰다.
잔가지는 과감히 쳐내고, 틈새시장 선점을 통한 차별화로 승부수를 띄었다.
▶ IB틈새시장 노린다… ‘대체투자’ 아이디어 봇물= 중소 증권사인 KTB투자증권은 지난 8월 1000억원 규모의 항공기 투자에 성공했다.
항공기를 임대해 생기는 임대료, 6년 뒤 되팔 때 생기는 차익이 투자자들에게 돌아간다.
기존에 있는 리테일 영업점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TF팀도 꾸렸다.
지난 7월 대체투자에 뼈가 굵은 최석종 전 교보증권 IB 본부장을 사장으로 영입, 대체투자 전담 부서인 투자금융본부를 세우는 등 대체투자에 특화된 전문 증권사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을 천명했다.
대체투자란 주식, 채권 등 전통적인 투자상품에 투자하는 게 아니라 선박, 항공기, 부동산, 사회간접자본(SOC) 등 다른 대상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HMC투자증권과 대신증권도 각각 민간투자 SOC 사업과 부동산 사업에 뛰어들었다.
HMC투자증권은 최근 제2 서해안고속도로 민간투자의 ABS 발행 주관사를 맡아 성공적으로 투자 유치를 이끌어냈다.
대신증권도 최근 대신F&I와 협업을 통해 6000억원대 한남동 부지 매입에 성공하며 부동산 사업으로 수익 다각화 전략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수수료 시대는 갔다… 각종 ‘특화’ 전략 선봬= 틈새 IB로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는 것과 더불어 중소증권사들은 자신들만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는 ‘특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IBK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 등 ‘중기특화증권사’로 지정된 증권사들은 중소ㆍ중견 기업들의 IPO, M&A를 전담으로 맡고 있다.
특히 IBK투자증권은 28개 사의 코넥스 상장을 도맡는 등 코넥스, 스팩 등 기존 중소기업 IB 사업의 선구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중기특화 증권사 라이센스와 더불어 중화권 지점망을 통해 중소 중국 기업들의 IPO에 적극 나서는 등 차별화를 도모하고 있다.
지난 4월 말부터 금융투자업자의 신기술사업금융업 겸영이 가능해지면서 신기술사업 특화에 본격 착수한 증권사도 있다.
SK증권은 최근 IB부문 구조화 본부 산하에 신재생에너지를 전담하는 PF팀을 만들었다.
한화투자증권도 유화방산 태양관 사업과 연관된 IB 자문을 주도적으로 수행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지난달 IBK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유안타증권이 신기술사업금융업 시장에 진입, 신한금융투자, 유진투자증권, 대신증권도 새롭게 합류했다. 이 외에도 키움증권 등 일부 온라인 증권사는 주식담보대출로 수익구조 창출에 성공해 대출 특화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한 중형 증권사 관계자는 “이러한 특화 전략에도 불구하고 대형증권사들이 대형 IPO나 대형 M&A로 가져가는 수익을 따라잡을 수 없어서 부익부 빈익빈은 계속되고 있다”며 “하지만, 중소 IPO 기업들이 코넥스에서 코스닥, 코스피로 성장해 나가듯 틈새시장에서만 빛을 볼 수 있는 또 다른 빅뱅이 있기 때문에 특화 전략을 잘 수립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