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국정이 마비상태에 놓인 가운데 생산ㆍ소비ㆍ투자가 동반 감소하는 ‘트리플 침체’에 빠져들고 있다. 특히 갤럭시 노트7 사태 등으로 소비 감소율이 5년 7개월만의 최대폭을 기록, 경기를 급냉시켰다.

국정운영의 컨트롤타워가 흔들리는 상태에서 경제도 방향을 잃고 비틀거리는 형국이다. 대내외 여건 악화에다 삼성ㆍ현대차 등 한국경제의 ‘빅2’를 비롯한 주력기업들도 휘청거려 이대로 가다가는 심각한 위기에 빠질 것이란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9월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월별로 등락이 엇갈리며 힘겨운 반등을 시도하던 생산과 소비, 투자가 지난달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향후 경기침체 심화를 우려한 기업과 가계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지갑을 닫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전(全)산업생산은 광공업에서 증가세를 보였으나, 서비스업ㆍ건설업 등의 생산이 줄면서 전월에 비해 0.8% 감소했다. 특히 반도체(-6.2%), 기타운송장비(-4.2%) 등의 감소폭이 컸다. 자동차는 전월 파업에 따른 기저효과로 5.7% 증가했고 전자부품도 4.6%의 증가세를 보였다. 광공업 전체생산은 전월에 비해 0.3% 증가했다. 반면 서비스업 생산은 출판ㆍ영상ㆍ방송통신ㆍ정보(1.8%) 등에서 소폭 증가했으나, 도소매(-1.8%), 운수(-3.1%) 등에서 큰폭 감소하며 전체적으로 전월대비 0.6% 감소했다.

소비(소매판매)는 최악의 상황이다. 가전제품과 자동차 등 내구재 판매가 전월대비 6.1% 감소한 것을 비롯해 음식료 등 비내구재(-5.1%), 의복 등 준내구재(-0.6%)가 모두 줄면서 전체 소비가 4.5% 감소했다. 이러한 감소율은 2011년 2월(-5.5%) 이후 5년 7개월만에 가장 큰 것이다. 전년 동월대비로 보면 승용차 등 내구재 판매가 3.0% 줄어 심각한 소비침체를 반영했다.

설비투자는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2.6%)와 기타운송장비 등 운송장비(-0.9%) 투자가 모두 줄어 전월에 비해 2.1% 감소했다. 전년동월대비로 면서 운송장비 투자가 -24.6% 감소하면서 전산업 투자가 4.2% 감소해 기업의 투자심리 위축을 반영했다.

그동안 경기를 이끌어온 건설기성도 건축(-3.7%) 및 토목(-6.8%) 공사 실적이 모두 줄면서 전월에 비해 4.7% 감소했다.

경기지표가 일제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지만 정부로서는 뚜렷한 해법을 찾기 어려운 상태다. 기준금리는 가계부채 부담과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등으로 추가로 내리기 어렵고, 정부 재정도 세수 한정에다 적자 누적으로 추가로 확대하기 어려운 상태다.

게다가 이번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청와대와 정부ㆍ여당 등 여권의 리더십이 총체적 위기에 몰려 있어 국정추진의 동력을 확보하기도 어려운 상태다. 이런 상황이 정권말기 레임덕(권력 누수현상)을 심화시켜 정부의 무기력증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노트7 단종과 미 금리인상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으나 코리아 세일페스타 등 정책효과와 현대차 파업 종료 등은 긍정적 요인”이라며 “추경과 10조원 규모의 경기보강 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기재부는 그러면서 “지난달 소비ㆍ투자 등 내수가 조정을 받았으나 노트7 판매 중단과 8월 폭염에 따른 에어컨 판매 증가 등 특이요인이 소멸한데 따른 영향이 크다”며 이러한 일시적 요인을 제외할 경우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2.1%로 추정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