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손 털었다. 다시는 안 한다.”
“개미 다 나가고 그냥 기관과 외인이 다 해라.”
코스피(KOSPI) 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이 떠나고 있다.
국내 증시의 주요 투자주체 가운데 하나이지만, 경제성장 둔화와 지지부진한 지수상승, 최근 외인과 기관의 공매도 논란 등으로 증시에 매력을 잃고 ‘손을 떼겠다’는 이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코스피 시장에서의 개인 순매도는 지난 2005년 이후 최장기간인 5개월 연속 지속됐고, CMA계좌 증가세는 전보다 둔화됐다.
이미 증권사들은 리테일 영업에서 다른 분야로 관심을 돌리는 등 개인의 직접투자는 여러 요인들로 인해 위축되고 있다.
▶10년 만에 처음… 개인들 5개월 연속 순매도= 26일 코스콤에 따르면 월별 기준 코스피 시장에서는 지난 6월부터 이달까지 개인투자자들의 순매도가 5개월 연속 이어졌다.
순매도가 5개월 이상 지속된 것은 지난 2005년 11월~2006년 4월(6개월) 이후 처음이다.
이달까지 지난 5개월 간 개인 순매도 규모는 4조112억원에 이르렀다. 개인들은 올 한해만 6조2170억원을 빼냈다.
이는 지난 2012년 15조5500억원의 순매도 이후 가장 많은 규모로, 올해 기관 순매도액인 7조5143억원과도 맞먹는다.
특히 개인의 매도세는 최근 들어 극심했다. 지난 14일부터 25일까지 개인들은 8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다.
CMA계좌 증가세도 둔화됐다.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분기별 CMA계좌는 지난 2014년부터 평균 1.24%의 증가세를 보였지만, 지난 3분기는 0.76%로 낮아졌다. 24일 기준 CMA계좌는 1194만1346개다.
▶‘악순환의 고리’=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국내 경제와 기업의 성장 및 증시의 성장세가 둔화됐다는 것이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 경제성장률은 0.7%에 그쳐 4분기 연속 0%대 성장률을 유지해 저성장의 장기화 우려가 커졌다. 그러는 사이, 코스피 지수는 1900~2100 사이에서 머무는 박스권 장세를 몇 년 째 이어오고 있다.
기관과 외인은 박스권 내에서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그동안 적극적인 공매도 전략을 구사했다. 코스피 시장의 공매도 비중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투자전략이 제한적인 개인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수익을 내기 어려운 여건에 직면했다. 부진한 증시에 대한 개인의 실망감은 근본적인 원인을 무시한채 원망의 대상을 찾았다. 개인들은 기관과 외인을 ‘공매도 세력’으로 낙인찍으며 증시하락의 책임을 이들에게 돌렸다.
이런 가운데 지난 10년 간 증권업계의 수익구조는 전통적인 위탁매매에서 자산관리로 변화하고 있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증권사들이 지점과 인력의 감축을 통해 위탁매매 부문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있는 한편, 중대형사를 중심으로 자산관리를 강화하는 전략들을 쏟아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수수료수익에서 위탁매매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5년 74.7%에서 지난해 56.7% 수준으로 감소했다. 대신 자산유동화증권(ABS), 주가연계증권(ELS),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등에서 수익이 증가했다.
개인의 직접투자보다는 간접투자를 이끌어내는 자산관리 상품 개발로 전략을 변화하고 수익구조를 바꾸고 있는 것이다.
▶‘개미’, 돌아올까=개인의 직접투자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시장이 먼저 살아나야 한다. 전제는 기업의 실적이 좋아야한다는 것이다.
안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코스피 순이익을 107조2000억원으로 추산하며 “주가가 2012년 이후의 지루한 박스권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는 올해 순이익 97조3000억원보다 10.1% 증가한 것으로, 내년 코스피 자기자본이익률(ROE)은 멀티플 확장의 기준이 되는8.5%보다 높은 8.9%가 되면서 박스권 돌파가 가능할 것이란 예측이다.
여기에 한국거래소는 개미들의 공매도에 대한 불신을 경감시키기 위해 정책수단의 검토를 시사했다.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24일 간담회에서 공매도 공시제 개선과 관련한 질문에 “외국처럼 공매도 투자자는 증자참여를 금지시키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사전적 시세 조종의 목적과 같은 악의적 공매도를 없애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공매도가 없는 나라는 없다”면서 “글로벌 금융위기나 외환위기때 잠시 금지시켰지만 가격관리 기능이 있어 존재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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