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진료·수술 일시를 잡은 예약자 5명 가운데 1명이 미리 병·의원에게 알리지 않고 환자가 본인 마음대로 예약을 취소하는 등 ’예약부도‘(노쇼ㆍNo-Show)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의 생명과 건강을 다룬다는 ’의료 서비스‘ 특성상 병·의원 예약부도는 다른 환자가 진료를 받을 기회를 빼앗아 가기 때문에 다른 서비스 업종보다 부작용이 더욱 크다.
20일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5년 5대 서비스업종(음식점·병·의원·미용실·고속버스·소규모 공연장)의 예약부도로 인한 전체 매출손실액은 연간 4조5000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병·의원 연간 예약부도율은 5대 서비스 업종 중 2번째로 높은 18%를 차지했으며 이는 음식점 예약부도율과 비슷한 수준으로 예약자 5명 중 1명이 약속을 어기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의료계가 자발적으로 예약부도 근절 캠페인을 벌이더라도 전화를 통한 사전 취소율이 좀처럼 높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건양의대 김안과병원의 자체 조사에 따르면 예약부도 근절 캠페인을 시작한 후 전화를 통한 사전취소율이 2015년과 비교했을 때 고작 3% 증가한 16.6%인 것으로 분석됐다. 즉, 진료날짜에 나타나지 않은 예약환자 80% 이상이 여전히 병·의원에 사전 취소 통보를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예약시간을 훌쩍 넘긴 시간에 진료실에 찾아와 개인적 사유 등을 들면서치료를 받게 해 달라고 부탁해 다른 환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도 있다. 병원 관계자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방법 외에 의료기관에서 환자에게 개별 통보를 할 방안은 사실상 없다”며 “그렇다고 환자에게 예약일을 준수해 줄 것을 강하게 이야기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병·의원 예약부도 현상을 줄이는 대안으로 한때 ’예약 선입금 제도‘가 논의되기도 했으나 해당 제도를 본격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곳은 찾기 힘들다. 가뜩이나 신규환자 유치를 위해 의료기관별 경쟁이 치열한 상황 속에서 예약 선입금까지 받으면 진료를 받던 환자마저 떠날 수 있다는 부담감을 상당수 의료기관이갖고 있기 때문이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병·의원 입장에서는 예약부도율을 최대한 낮춰 다른 환자 진료권을 보장하길 원하지만, 정부 차원에서 법적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 이상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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