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공제금 3억원등 미지급” 금감원, 신협에 자율처리 처분 업계 “보험사 제재 신호탄”
신용협동조합이 자살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최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금감원이 자살 재해사망보험금 미지급 보험사를 엄중히 제재하겠다고 경고한 이후 나온 첫 사례여서 주목된다. 신협을 신호탄으로 나머지 보험사에 대한 ‘줄제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협, 재해사망보험 제재 1호= 19일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신용협동조합중앙회 공제부문은 재해사망공제금 지급업무 불철저 사유로 최근 자율처리 1건의 제재 조치를 받았다.
금감원은 신협이 2014년 2월 6일부터 2015년 8월 26일 사이에 해피라이프(HAPPY LIFE) 재해보장공제의 피공제자가 책임개시일로부터 2년 경과 후 자살해 공제금이 청구된 4건의 공제계약에 대해 공제약관에서 정한 사망공제금 3억3900만원과 지연이자 3800만원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공시했다.
금감원은 이번 건에 대해 자율처리 처분을 내렸다. 자율처리는 금감원이 징계 유형을 정하지 않고 회사가 내부기준에 따라 감봉이나 면직 등 자율적으로 처리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협은 다른 보험사와 달리 보험업법이 아닌 신협법 적용을 받고 있어 기관주의나 과징금 등의 제재를 가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신협의 보험공제사업은 금융위원회의 관리ㆍ감독하에 있어 자살보험금 미지급 발생시 금감원의 검사를 받지만, 보험업법이 아닌 자체 신용협동조합법의 규제를 받는다. 신협은 다른 14개 보험사와 마찬가지로 자살 때 재해사망보장금을 지급하는 ‘해피라이프 재해보장공제’ 상품을 2004년부터 5년여간 3만5768건 판매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 상품의 주계약 약관에는 가입 2년 뒤 자살했을 경우 재해사망공제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재해사망 보험금은 일반사망 보험금보다 2~3배 많다. 하지만 신협이 보험 수익자에게 일반 사망금만 지급하면서 소송이 걸렸고, 대법원은 지난 5월 약관대로 재해사망공제금을 계약자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신협 건은 액수와 건수 등 비교적 간단한 내용이어서 제재 공시가 빨리 나갔다”면서 “여러 건의 보험사 자살 재해사망 보험금 미지급 관련 제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상황이나 규모 등이 다르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제재 공시를 할 수는 없다. 마무리가 되면 마찬가지로 공시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내 줄제재 이뤄질까…양형기준 등이 관건= 자살 재해사망금 미지급 금융사에 대한 금감원의 첫 제재가 나오면서 업계에서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9월 30일 소멸시효를 넘긴 자살보험금은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금감원은 현장검사를 바탕으로 엄중한 행정제재를 가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소멸시효가 문제가 아니라 약관에 따라 당연히 지급해야 할 재해사망 보험금을 주지 않은 책임을 묻겠다는 취지다.
자살 재해사망금을 지급하지 않은 보험사는 현재 삼성ㆍ한화ㆍ교보ㆍ알리안츠ㆍKDBㆍ현대라이프생명 등 6곳이다.
INGㆍ신한ㆍ동부ㆍ하나ㆍDGBㆍ메트라이프ㆍ흥국ㆍPCA생명 등 총 8곳은 소멸시효와 상관없이 보험금 지급을 약속하고 이미 실행에 옮기고 있다.
이 가운데 ING생명은 ‘자살을 재해보상으로 지급하라’는 대법원의 판결(2016년 5월)이 있기 전인 2014년 금감원으로부터 기관주의와 함께 4900만원의 과징금 처벌을 받은 바 있다.
한편 금감원이 자살보험금 미지급 보험사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만큼 제재 수준에도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금 지급을 결정한 보험사에 대해서는 기관주의 없이 과징금만 나가지만 지급 결정을 내리지 않은 보험사에 대해서는 기관 주의와 함께 강도 높은 제재가 가해질 것이라는 얘기가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의 또다른 관계자는 “미지급 규모나 고의 여부, 시정 의사 등 객관적인 자료에 따라 양형 기준이 정해질 것”이라면서 “항간에 떠돌고 있는 ‘괘씸죄’를 적용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희라 기자 /
hanira@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