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지헌ㆍ이은지 기자] 중소형 성장주의 요람이자, 개미들에겐 새로운 투자 기회의 장이 돼야 할 코스닥시장 활성화를 위해선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더불어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도입된 상장ㆍ공모제도 개선 방안을 통해 상장 문턱을 낮추고, 다양한 기업과 대장주의 출현을 통해 코스닥 시장을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코스닥 시장 활성화…문턱 낮춰 몸집 키운다 = “미국이나 유럽같은 경우는 국가가 나서서 벤처기업이나 신생기업, 즉 우리나라로 치면 코스닥 시장 활성화에 많은 투자를 합니다. 우리나라가 2000년대 코스닥 시장이 활황을 이루었던 것도 정부의 정책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코스닥 시장이 활성화되는데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금융위원회는 이달 5일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한 상장ㆍ공모제도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과거에는 현재 재무상태가 상장을 판가름하는 기준이었지만, 상장제도 개편을 통해 사업화 성공 이전 단계에서도 일반상장이 가능해졌다.

기존에는 적자 상태에 있는 기업의 일반 상장이 불가능했다.

개편된 방안에 따르면 일정 요건만 충족하면 상장이 가능해져 코스닥 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을 용이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적자 상태에 있더라도 시가총액(500억원 이상), 직전 매출액(30억원 이상), 직전 2년 평균 매출증가율(20% 이상), 공모 후 PBR(주당순자산가치 대비 공모가, 200% 이상) 등의 요건을 만족하면 된다.

더불어 관리종목 지정 및 상장폐지 요건 중 매출, 이익 등에 관한 요건은 상장 후 5년이 경과한 시점으로 적용해 시장 퇴출도 완화시켰다,

또 금융위원회는 우선 비상장사의 기업공개(IPO)를 돕는 주관사의 책임을 강조하면서 자율성을 높이려는 방안으로 풋백옵션(주식매도청구권)을 일반투자자에 조건부로 부여하기로 했다.

기업과 주관사가 시장의 평가보다 공모가를 높게 산정하는 잘못된 관행을 변화시켜 투자자를 보호하려는 조치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우리나라가 점점 저성장 국면에 빠져들면서 새로운 업종의 기업들이 출연해 주고, 성장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며 “코스닥, 코넥스 등 벤처기업들의 원활한 자금조달을 위해 상장 문턱을 조금은 낮출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 상장 문턱을 낮춰 자금조달을 원활하게 함으로써 코스닥 시장 규모 자체를 키울 수 있다”며 “다만, 공급이 과잉되면 옥석을 가리기 힘들어져 투자가 더 위축될 수 있기 때문에 상장 기준과 더불어 퇴출기업에 대한 엄격한 심사가 뒷받침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다양한 기업이 들어와야 한다 vs. 대장주가 나와야 한다’ =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코스닥 시장이 700선을 넘긴 횟수는 7차례로, 모두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나타날 때인 것으로 드러났다.

하루에 적게는 138억9100만원, 많게는 382억8600만원의 외국인 순매수 자금이 유입되는 경우에만 700선을 넘었다.

전문가들은 코스닥 시장의 발전을 위해 개인투자자 중심의 거래에서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유입되는 시장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를 위해 코스닥 기업의 다양성과 개성에 초점을 맞출 것을 제안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상화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펀더멘탈이 튼튼하다면 국내뿐 아니라 해외 기업을 많이 상장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거래소 자체를 글로벌 플랫폼으로 만들어 다양항 국가에서 알짜인 기업들을 유치하면 시장의 질이 달라져 외국인과 기관 등의 수급도 자연스레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코스닥 시장의 활황세를 이끈 IT산업, 바이오, 게임 산업의 영향력에 주목하는 제안도 나왔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IT기업이 강세일 때는 부품이나 장비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2015년 이후 바이오, 콘텐츠, 게임 등에 대해 자금이 유입됐다”며 “코스닥 시장이 IT, 바이오뿐 아니라 우리나라만의 산업 매력을 부각시키는 기업들로 채워질 때 코스닥 시장의 경쟁력이 생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코스닥 시장 내 대장주 등장이 중요하다는 제안도 나왔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 등 대장주의 활약이 MSCI 등 국제적인 벤치마크 지수를 추종하는 글로벌 패시브 자금의 유입을 만들었다는 것에 주목하자는 것이다.

김형래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외국인이 종목을 살 때는 시장을 산다는 말을 많이 한다”며 “시장을 대신해 살 수 있는 시가총액 규모가 큰 기업이 나오게 하면서 동시에 코스닥 지수를 기반으로 한 수익률 개선을 만드는 것도 다양한 자금 유입의 한 경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코스닥 시장으로의 다양한 투자 주체 유입을 위해 원활한 정보제공 여건이 구축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실장은 “다양한 투자 주체를 위한 코스닥 기업 정보 유통이 중요하다”며 “코스피 시장뿐 아니라 코스닥 시장에 대해서도 증권사 리포트가 충분히 발간되는 것이 정보의 비대칭성을 줄여 시장 참여를 활성화시키는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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