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협회장 “학교측 의혹설명 불충분…해명으로 해결할 수준 넘었다” -19일 이대 개교 이래 최초 총장 사퇴 교수 집단행동 예정대로 실시 -학생들, 교수 집단행동에 동참 예정…점점 이대사태 강대강 속으로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현정부의 ‘비선 실세’로 알려진 최순실(60ㆍ여ㆍ최서원으로 개명) 씨의 딸 정유라(20) 씨의 입학 및 학사관리 특혜 의혹을 둘러싸고 이화여자대학교 학교 측이 적극 해명에 나섰다. 하지만 학생들과 교수들은 학교 측의 해명이 충분치 못한만큼 집단 행동을 통해 책임을 묻겠다고 나서며 내부 갈등은 오히려 증폭되는 분위기다.

[최순실 딸 특혜의혹 ①] 총장 해명에 오히려 불붙은 이대…학생ㆍ교수 “못믿겠다…퇴진을”

김혜숙 이화여대 교수협의회(이하 교협) 공동회장은 18일 헤럴드경제와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17일 열린 간담회를 위해) 학교측이 상당히 세밀하게 논리를 준비를 한 듯 보이지만, 비정상적인 절차들이 연이어 한 학생만을 둘러싸고 일어났는지에 대한 의혹은 전혀 설명되지 않았다”며 “이제 더 이상 학교에서 해명만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학교 측은 지난 1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ECC 이삼봉홀에서 교직원 및 학생들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어 정 씨와 관련된 각종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이 자리에서 학교 측은 “일부 과목에서 리포트 등 증빙자료를 갖추지 않고 부실하게 출석대체를 인정한 점이 있다”며 학사관리 부실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박정수 교무처장은 “체육학과의 퍼스널 트레이닝과 글로벌 체육봉사 과목은 근거자료 없이 학점을 인정했다”며 “6일간의 중국 패션쇼 일정 중 단 하루만 참가하고 학점을 인정받은 의류산업학과 교수 인솔 프로그램 등에 대해 재단과 감사실이 엄격하게 진상을 밝히고 조치할 것”이라고 했다. 이 밖에도 최 씨가 딸의 제적을 경고한 지도교수를 다른 교수로 교체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다만 핵심 의혹이었던 입학 및 학칙개정 특혜에 대해서는 적극 부인했다. 남궁곤 입학처장은 지난 2013년 5월과 11월 각각 작성된 체육과학부 교수 회의록과 2015학년도 입시요강 확정 기록을 근거로 “입학 종목 확대는 교육부의 ‘입시 2년 전 예고제’에 따라 정 씨가 원서를 넣기 1년4개월 전부터 수시모집 요강에 공고했다”고 해명했다. 이화여대는 정 씨가 입학원서를 낸 2014년 기존 11개였던 체육특기자 종목에 승마 등 12개 종목을 추가했고, 원서 마감(2014년 9월16일) 나흘 후 정 씨가 획득한 아시안게임 승마 단체전 금메달까지 입시 평가에 반영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된 바 있다.

학교 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오히려 커지는 모양새다. 특히 미래라이프대학 설립 문제로 인해 83일간 본관 점거 농성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의혹들이 불거지며 그동안 소강상태를 보였던 최경희 총장에 대한 사퇴 요구의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이화여대 본관 앞에선 오는 19일 오후 3시30분에는 이화여대 개교 이래 최초로 교수들이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를 연다. 김 회장은 “이화여대가 쌓아 올린 지난 130년간의 역사 이래 이같은 문제는 한 차례도 없었다”며 “그 역사에 오점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최 총장이 이번 의혹 및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학내 분규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했다. 이후 교협은 본관 앞에서 릴레이 교수 1인 시위를 벌이며 최 총장의 사퇴를 촉구한다는 방침이다.

학생들 역시 최 총장 사퇴를 위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17일 오후 6시30분께 간담회가 열린 ECC 이삼봉홀 앞에는 ‘잘 키운 말 하나 열 A+ 안부럽다’, ‘최경희 총장님, 부끄럽습니다’ 등의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든 학생들이 모여 시위를 벌였다. 이어 학생들은 19일로 예정된 교수 집단 행동에도 동참키로 했다.

한편 송덕수 이화여대 부총장은 1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 총장은 사퇴하지 않는다. (최 총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건) 학생 전부(의 뜻)도 아니고 교수 전부도 아니다. 사퇴할 정도로 잘못한 것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