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있었던 법원 판결 들여다보니…
-“담배 일종인만큼 광고 제한 타당” 판례도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금연보조제인가 담배대용품인가’.
전자담배의 용도를 어떻게 볼 것인가를 두고 해묵은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판례에 따르면 법원은 전자담배도 담배의 일종으로 분류하고, 대중을 상대로 광고하거나 청소년 등에 판매하는 행위를 제한하고 있다.
현행 담배사업법에서는 담배를 ‘연초 잎을 원료로 피우거나 빨거나 씹거나 냄새 맡기에 적합한 상태로 제조한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다만 지방세법에서는 전자담배나 물담배 등 담배 대용품까지 담배로 간주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자담배를 만 19세 미만 청소년에게 판매ㆍ대여ㆍ배포할 경우 청소년보호법에 저촉돼 최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청소년보호법에서는 만 19세 미만 미성년자에게 담배 등 ‘청소년유해물질’을 판매ㆍ대여ㆍ배포하는 자를 처벌토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의 한 전자담배마트에서 근무하던 종업원 송모(29) 씨는 미성년자 김모(18) 군에게 전자담배를 판 혐의로 법원에서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다. 당시 이 전자담배마트 직원들은 여자친구와 함께 가게를 찾은 김 군에게 상품에 대해 설명하고 직접 시연을 하게 해줬다. 김 군이 제품을 구입할 때도 나이를 확인하지는 않았다. 부산지법은 미성년자에게 나이를 묻지 않고 청소년유해물질을 판매한 혐의(청소년보호법위반)로 기소된 송 씨에게 지난 8월 원심과 마찬가지로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전자담배가 담배의 일종인 만큼 담배사업법에 따라 제품 광고를 제한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판결도 있다.
옛 담배사업법에 따르면 담배 판매자는 일주일에 한 차례 이하로 발행되는 정기 간행물에만 매년 60차례 광고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지난 2011년 전자담배 수입업체 J사에 “담배사업법에 어긋난 광고행위를 했다”며 “법에 규정된 것 외의 광고행위를 금지하라”는 처분을 내렸다. 당시 J사는 자사의 전자담배 홍보를 위해 연예인을 모델로 기용해 캠페인 형태의 판촉활동을 하고 있었다. 그러자 J사는 “전자담배는 담배가 아니라 전자장치에 불과하다”며 소송을 냈다. 서울행정법원은 J사가 서울시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전자담배 역시 담배사업법에서 정한 담배에 해당한다”며 “법에 규정된 대로 광고를 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그렇다면 전자담배에 들어가는 니코틴 용액도 담배로 봐야 할까. 이에 대해 법원은 전자담배에 들어가는 니코틴 용액도 담배에 해당한다며 담배소비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지난해 서울고법 행정11부(부장 안철상)는 전자담배 수입ㆍ판매업체 H사가 “니코틴 용액에 대한 담배소비세 13억 4000여만원 환급을 거부한 처분을 취소하라”며 경기 성남 분당구청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패소 판결했다.
H사는 2010년 7월부터 2012년 7월까지 니코틴 용액을 수입하며 담배소비세등을 납부했다. 이후 H사는 2013년 7월 구청에 “니코틴 용액은 담배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그간 납부한 담배소비세등을 돌려달라고 청구했다. 구청이 이를 거부하자 H사는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냈고, 받아들여지지 않자 소송을 냈다.
재판과정에서 H사는 “니코틴 용액 자체만으로는 독립적인 효용이 없어 전자담배라 할 수 없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니코틴 용액은 새로운 방법으로 연초잎에서 니코틴을 추출한 것으로 담배에 해당한다”며 “흡입하기 쉬운 상태로 제조된 점을 감안하면 니코틴용액을 담배로 규정하는 것이 옛 담배사업법의 입법취지에 부합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