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제지업계 양대산맥인 무림P&P와 한솔제지의 주가가 최근 들어 힘을 못 쓰고 있다.
무림P&P는 펄프가격 하락으로 인한 실적 악화에 맥이 빠지고, 한솔제지는 그룹의 지주회사 전환에 따른 부채 무게감에 ‘털썩’ 주저앉은 모양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초와 비교할 때 무림P&P의 주가는 전날 4160원을 기록하며 16.54% 하락했고, 한솔제지는 1만9500원을 기록하며 5.33% 하락했다. 특히 한솔제지는 상반기에 주가가 상승세를 그리다 하반기들어 확연히 꺾였다. 6월 이후 전날까지 주가가 20.24% 급락했다.
▶ 무림P&P…펄프가격 하락에 주가도 ‘시들’ = 무림P&P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펄프(제지를 만드는 주요 원자재로 생산 원가의 약 50%를 차지)와 제지 사업을 동시에 하는 기업이다.
지난 2014년 4분기 이후 실적 개선세를 보이던 무림P&P는 제지 부문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최근 펄프 가격 하락에 주가 역시 힘을 못 쓰고 있다.
지난해 중순만 해도 펄프 가격은 상승세를 보였다.
전 세계 주요 펄프 공장에서 생산 차질이 나타나면서 연간 180만톤의 활엽수펄프를 생산하는 펄프업체 에이프럴의 리자오 공장이 조업을 중단해 펄프가격이 급등했다.
덕분에 무림P&P 실적이 지난해 2분기에 전년동기대비 41.7% 상승했고, 주가 역시 연초보다 60% 넘게 상승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상황은 바뀌었다.
국제 펄프가격의 급락으로 인해 무림P&P의 펄프부문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된 것이다.
지난 2분기 톤당 펄프가격이 전년동기대비 16.5% 하락했고, 무림P&P의 펄프부문 2분기 영업적자 역시 55억원으로 확대됐다.
올 3분기에도 인도네시아 OKI(전세계 생산 물량 대비 10% 수준 공급)의 과다 공급으로 인해, 당분간 국제펄프가격의 약세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근 무림P&P가 조림사업에 나선 것도 이런 펄프 가격의 하락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8월 해외에서 조림사업을 하는 무림인터내셔널의 흡수ㆍ합병을 완료한 무림P&P는 오는 2020년까지 6만5000ha(헥타르)규모 인도네시아 조림지에 약 103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2021년부터 이 조림지에서 연 40만톤 이상의 목재칩을 공급받아, 목재칩의 수입 가격을 절감해 연간 200억원 이상의 수익개선을 노리고 있다.
▶ 한솔제지…떠안은 부채 갚느라 주가 ‘웃음 뚝’ = 업계에서는 보통 펄프 가격의 하락이 무림P&P와 같이 펄프 사업을 하는 업체에게는 ‘눈물’이지만, 한솔제지와 같은 제지 사업 업체에게는 ‘웃음’이라고 평가한다.
제지를 하는 입장에서는 펄프 가격의 하락이 원재료 가격의 하락(비용 절감)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제지업체들이 최근 인쇄용지 시설을 산업용 인쇄용지 및 특수지 시설로 전환하면서 인쇄용지의 공급과잉이 해소돼 가격 상승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를 반영해 업계에서는 한솔제지 3분기 영업이익(별도기준)이 전년동기대비 47.9%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한솔제지의 주가는 펄프가격 하락에 따른 영업이익 호조세와는 영 거리가 먼 모습이다.
지난해 1월 한솔홀딩스와 한솔제지로 인적분할할 당시 대부분 부채를 부여받은 한솔제지가 최근 유상증자를 한 탓이다.
인적분할 이전에는 한솔제지가 한솔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 역할을 하며 자회사 부채를 뒤짚어써 재무구조가 악화되기도 했다.
당시 한솔제지는 한솔개발, 한솔아트원제지, 한솔라이팅 등에 자금을 지원하기 바빴다.
2014년 2월 한솔개발이 유상증자를 진행해 총 804억원의 자금을 마련시 대주주인 한솔제지는 800억원을 출자해 자회사 재무구조 개선에 앞장섰고, 한솔아트원제지도 한솔제지로부터 289억원을 받아 부실을 털어낸 전례가 있다.
업계에서는 유상증자 완료 이후 지난 1분기 연결기준 308%였던 한솔제지의 부채비율이 240% 수준까지 낮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펄프가격 하락에 따른 실적 호조까지 겹치면 내년 말 부채비율은 141.6%까지 개선될 전망이다.
박종렬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솔제지가 유상증자에 성공하며 재무 안정성이 크게 개선됐다”며 “유상증자에 따른 최근 주식가치 희석을 고려해도 실적 등을 감안하면 여전히 낮은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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