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수천억원대 횡령과 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에 대해 검찰이 구속영장 청구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20일 신 회장을 불러 18시간에 가까운 조사를 벌였지만 영장청구 여부를 섣불리 결정하지 못하고 22일오전에도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롯데그룹이 재계 5위에 해당하는 대기업이란 점에서 검찰은 그룹 총수의 구속영장 청구를 놓고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수사팀 관계자는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경솔하게 결정할 수 없는 문제”라며 “사안의 중대성과 성격, 사회에 미치는 영향 등이 구속영장 청구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고 설명했다.
수사팀은 영장 청구 문제를 놓고 막바지 심도 깊은 토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찰청과도 협의를 거쳐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인 것으로도 전해졌다.
한편 신 회장은 조사에서 사실관계는 대체로 인정하면서도, 일부 범죄사실에 대해선 지시나 가담하지 않았고 범죄의도도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에 따르면 롯데건설이 최근 10년간 3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에 대해 신 회장은 모른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롯데케미칼의 법인세 환급 소송사기에 대해서도 소송 자체는 알았지만 허위 회계장부로 소송을 제기한 건 몰랐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롯데 계열사에 등기이사로 이름만 올리고 매년 100억원대 급여를 부당 수령한 의혹에 대해선 급여를 받은 것은 인정했지만 등기이사로서 어느 정도 역할을 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부분에 대해 횡령 혐의 적용을 검토해왔지만 신 회장의 진술처럼 등기이사로서 얼마 간의 역할을 했다면 범죄성립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