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구 남영동 뜨개 모임 ‘무지개솜땀’, 가로수 50여 그루에 손뜨개 옷 설치
11월 3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두텁바위로 일대 전시…헌 니트 재활용
[헤럴드경제=박종일 선임기자]20년 넘게 인연을 이어온 엄마들이 손뜨개로 동네 가로수에 겨울 옷을 입혔다. 아이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하며 맺은 인연이 지역사회를 위한 새로운 나눔으로 이어진 것이다.
서울 용산구(구청장 김경대)는 남영동 주민센터 맞은편 두텁바위로 일대 가로수 50여 그루에 손뜨개 옷을 입히는 ‘트리니팅(Tree Knitting)’ 작품 전시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3일 오후 남영동 주민센터 앞마당에서 열린 개막 행사에는 김경대 구청장과 뜨개 모임 ‘무지개솜땀’ 회원, 지역 주민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전시는 2027년 1월 31일까지 이어진다.
이번 작품을 만든 무지개솜땀은 2005년 삼광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들의 학부모들이 모여 결성한 모임이다. 회원들은 아이들과 함께 갈월종합사회복지관에서 어버이날 카네이션 달아드리기와 어르신 식사 대접에 참여하고, 작은도서관 사서 봉사 등을 하며 20여 년간 인연을 이어왔다.
아이들이 성장하고 일부 가족이 이사하면서 한동안 활동이 뜸해졌지만, 회원들은 다시 지역사회에 보탬이 되자는 뜻을 모아 손뜨개 활동을 시작했다. 올해 용산구 마을공동체 공모사업에 ‘엄마들의 수다를 뜨다(감성 뜨개질)’가 선정되면서 지난 6월부터 손뜨개 수세미 나눔과 가로수 장식 작품 제작에 나섰다.
특히 이번 작품에는 더 이상 입지 않는 헌 니트 의류를 활용했다. 버려질 수 있는 옷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어 거리 경관을 꾸미는 동시에 자원순환의 의미도 살렸다.
개막 행사에서는 김경대 구청장과 석은희 무지개솜땀 대표가 주민센터 앞마당 나무에 직접 뜨개옷을 입히며 전시의 시작을 알렸다. 회원들은 양말 제조 과정에서 나오는 자투리 천인 ‘양말목’으로 만든 네잎클로버를 주민들에게 나눠주며 수험생들의 행운을 기원하기도 했다.
회원들은 전시 기간 가로수 생육과 주민 보행에 지장이 없도록 작품을 관리하고, 전시가 끝나면 직접 철거와 주변 정리를 할 예정이다.
석은희 대표는 “아이들 손을 잡고 봉사하던 엄마들이 이제는 뜨개바늘을 들고 다시 모였다”며 “수다를 나누며 한 코 한 코 정성껏 뜬 작품이 거리를 오가는 주민들에게 작은 온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경대 용산구청장은 “오랜 인연을 이어온 주민들이 함께 만든 뜨개옷이 동네를 밝히고 이웃에게 온기를 전하고 있다”며 “주민들이 재능을 나누고 마을을 가꾸는 공동체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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