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자사주 매입 종료 수순

SK하이닉스도 7~8거래일내 소진

기타법인 매수 약화에 수급 공백

외국인 매도세 지속 땐 지수 부담

금리·환율 등 변수 민감도 커질 듯

국내 증시의 최근 수급을 견인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이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계획했던 매입 주식 수를 넘어섰고, SK하이닉스도 현 속도라면 약 7~8거래일 후 매입을 마칠 전망이다. 당초 예정일보다 한 달 이상 빠른 시점이다.

시장에서는 두 회사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 모두 종료되는 시점을 코스피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최근 코스피 수급을 자사주 매입에 따른 ‘기타법인’이 이끈 만큼, 수급 공백을 채울 투자 주체가 필요하다. 특히, 외국인 투자심리가 회복될지 여부가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6일까지 올해 8월 21일 공시한 자사주 매입 예정 물량 약 5329만주 가운데 5580만주를 사들였다. 주식 수 기준 체결률은 104.72%로 이미 목표치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은 사실상 종료 수순에 들어선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매입 금액 기준으로는 아직 소폭 여력이 남았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투입하기로 한 자사주 매입 규모는 총 15조원으로, 현재까지 약 14조70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약 3000억원이 남은 셈이다. 삼성전자는 누적 매입액이 15조원에 이를 때까지 자사주 매입을 이어갈 방침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보다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 종료 시점에 더 주목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8월 19일 공시한 2407만주의 자사주 가운데 6일까지 1885만주를 매입했다. 체결률은 78.31%다. 아직 약 522만주가 남아 있다.

최근과 비슷한 속도로 자사주를 사들인다고 가정하면 남은 물량은 약 7~8거래일이면 소진될 것으로 추산된다. 당초 SK하이닉스가 제시한 자사주 매입 종료 시점은 11월 19일이다.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매입 일정이 약 한 달가량 앞당겨질 수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까지 자사주 매입을 끝내면 국내 증시 수급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나타날 전망이다. 기업 자사주 매입은 거래소 투자자별 매매동향에서 통상 ‘기타법인’ 순매수로 잡힌다. 최근 기타법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대규모 순매수를 이어온 배경이다.

6일에도 유가증권시장에서 기타법인의 순매수 규모는 약 1조원을 기록했다. 여전히 적지 않은 수준이지만 지난 한 달간인 9월 4일부터 10월 6일까지 일평균 순매수액 약 1조5800억원과 비교하면 크게 줄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이 모두 끝나면 증시 수급의 무게중심은 다시 개인·외국인·기관 등 기존 3대 투자주체로 옮겨갈 전망이다. 그간 기타법인이 대형 반도체주의 자사주 매입을 바탕으로 외국인이나 기관의 매도 물량을 받아내며 지수 하단을 지탱했다면, 앞으로는 이 같은 ‘완충 역할’이 약해지는 것이다.

특히 최근 외국인 수급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지난 6일에도 개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7405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은 1조749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국내 기업 실적뿐 아니라 미국 금리와 달러 가치 등 대외 변수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만큼 코스피 역시 매크로 환경의 영향을 더욱 직접적으로 받을 가능성이 있다.

전날에도 미국 주가는 상승했지만 연휴 기간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장중 5.347%까지 치솟자 외국인은 코스피 현물시장에서 1조7000억원 넘게 순매도했고, 코스피200 선물에서도 4550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결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이 모두 종료된 뒤에는 미국 국채 금리와 환율 등에 따른 외국인 자금 이동이 지수에 미치는 파급력이 이전보다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기관의 역할도 중요하다. 기타법인의 대규모 순매수가 사라진 상황에서 외국인이 매도 우위를 이어갈 경우 기관까지 동반 매도에 나서면 지수를 받쳐줄 주체가 사실상 개인만 남는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기타법인 순매수에서 대형 반도체주의 자사주 매입이 차지하는 영향력이 컸던 만큼 SK하이닉스까지 매입을 종료한 이후 수급 규모가 얼마나 줄어드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그 시점부터는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 여부가 지수 방향에 이전보다 더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홍태화 기자


th5@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