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 제출 주요 경력사항에 ‘민선9기 인천시장직 인수위’까지만 표기… 논란 소지 다분

정식 직책은 인수위 ‘비상근 자문위원’

심사 과정서 ‘인수위원’으로 인식해 착각 일으킬 수 있어

김진용 전 인천경제청장도 과거 경력 표기로 공천 취소

서울시교육감 선거 때도 인수위 표기로 논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제11대 사장으로 임명된 조강희 전 인천환경공단 본부장이 공모 당시 주요 경력사항에 실제 직책보다 포괄적인 표현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돼 경력 표기의 적정성을 둘러싸고 말들이 많다.

조강희 신임 사장이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 공모에 제출된 주요 경력사항에는 ‘민선9기 인천시장직 인수위’라고 기재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확인 결과 조 사장의 당시 정확한 직책은 ‘민선9기 인천시장직 인수위원회 비상근 자문위원’이었다.

이로 인해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내외부에서는 당연히 인수위원으로 알 정도로 착각을 일으킬 만큼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추천위원회의 심사 과정에서도 ‘인수위’ 표기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분석했는지 상당히 궁금한 대목이다.

인수위, 인수위원과 자문위원으로 구분돼 운영… 역할, 각기 다른 차원

23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봉합해 보면, 민선9기 인천시장직 인수위원회는 인수위원과 자문위원 등 역할이 구분된 조직으로 운영됐다.

논란의 소지는 조 사장의 공모 서류 중 주요 경력사항에서 ‘비상근 자문위원’이라는 구체적인 직책을 제외하고 ‘인수위’라고만 표기할 경우 이를 접하는 사람에 따라 정식 인수위원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인수위’라는 표현 자체가 해당 인수위원회에서 활동했다는 사실을 나타내는 것이라면 이를 곧바로 허위 경력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공공기관장 공모에서 제출되는 경력사항은 지원자의 경력과 전문성을 판단하는 기초자료인 만큼 실제 직책과 역할을 얼마나 정확하게 표시했는지는 별도의 검증 대상이 될 수 있다.

특히 이번 사안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한 약력 소개가 아니라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 공모 과정에 제출된 공식 경력사항이었다는 점이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추천위원회는 지난 8월 공모에 지원한 16명을 대상으로 서류전형과 면접을 진행한 뒤 최종 후보를 추천했다.

조 사장은 이후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인사검증을 거쳐 제11대 사장에 임명됐다. 임기는 2026년 9월28일부터 2029년 9월27일까지 3년이다.

따라서 이번 논란의 핵심은 ‘조강희 사장이 인수위에서 활동했느냐’가 아니다.

실제로는 비상근 자문위원이었던 경력을 왜 공모 서류에는 ‘인수위’라는 표현으로 기재했는지, 또 해당 경력이 사장 공모 심사에서 어떻게 평가됐는지가 핵심이다.

‘경제청장’ 한 단어가 공천까지 뒤흔든 사례

경력 표기의 파급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인천 사례가 김진용 전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이다.

김 전 청장은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선거 과정에서 자신의 경력을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이 아닌 ‘경제자유구역청장’으로 표기했다가 문제가 됐다.

인천시선거관리위원회는 당시 선거문자에 사용된 ‘전 경제청장’이라는 표현이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했고 상대 후보 측에서는 중앙기관의 경제자유구역청장으로 오인할 소지가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결국 김 전 청장은 해당 총선에서 당내 경선 승리 이후 공천이 취소되는 상황을 맞았다.

두 사례는 동일한 사건은 아니다. 김 전 청장의 경우 선거법상 허위 경력 문제가 직접적으로 제기된 선거 사례이고 조 사장의 경우 공공기관장 공모 서류에서 실제 직책보다 포괄적인 표현을 사용한 문제라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경력에서 특정 단어 하나가 빠지거나 추가됨에 따라 제3자가 받아들이는 직책과 경력의 무게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는 비교가 가능하다.

서울시교육감 선거 때도 인수위에 없는 교육분과 표기로 논란

인수위 관련 경력 표기가 실제 조직·직책과 다르게 표현돼 논란이 된 사례도 있다.

올해 서울시교육감 선거 과정에서는 한 후보의 경력이 ‘전 노무현 대통령직인수위 교육분과 자문위원’으로 표기된 여론조사가 논란이 됐다.

당시 이의제기 과정에서 제16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는 실제로 ‘교육분과’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해당 후보 측도 당시 교육 분야 자문위원으로 활동한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교육분과’가 실제 인수위 조직에 없었다는 점은 인정했다.

이 사례 역시 조 사장 사례와 동일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인수위라는 조직에서 어떤 직책으로,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이 경력 검증에서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경력 한 줄’이 불러온 인식 차이 주목

조강희 사장의 경력 표기를 둘러싼 논란이 단순한 표현상의 문제인지, 공모 심사의 공정성 문제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지는 사장추천위원회의 심사자료와 배점 기준을 확인해야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 일각에서의 설명이다.

만약 ‘민선9기 인천시장직 인수위’라는 경력이 단순한 참고자료에 그쳤다면 논란의 범위는 제한적일 수 있다.

반면 해당 경력이 정식 인수위원 경력으로 오인될 가능성이 있는 상태에서 전문성·경력 평가에 반영됐다면 문제의 성격은 달라질 수 있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은 수도권 폐기물 처리와 매립지 정책을 책임지는 공공기관장이다.

최근 조 사장이 신임 사장으로 공식 임명된 만큼 이제 필요한 것은 공모 과정에서 제출된 경력사항이 실제 경력과 얼마나 정확하게 일치했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이다.

‘인수위’라는 두 글자가 단순한 약칭인지, 아니면 실제 직책에 대한 오해를 불러올 수 있는 경력 표기였는지, 그 판단은 사장추천위원회의 심사자료와 조 사장의 설명을 통해 가려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관계자는 “‘민선 9기 인천시장직 인수위’까지의 표기가 맞다”며 “이는 인수위원으로 착각할 수 있는 소지가 다분한 것은 사실이다. 공사 내부에서도 인수위원인불 알고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인수위원이 아니라 비상근 자문위원이었다”라고 말했다.


gilber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