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산백병원 신경과 이영건 교수, 알츠하이머병 ‘이상행동’, 타우·루이소체 병리와 연관 확인
- 행동·정신 증상별로 관련된 뇌 병리 달라…치매 정밀 진단 가능성 제시
[헤럴드경제=김태열 의학전문기자] 치매나 알츠하이머를 앓는 환자중에는 유독 불안증세와 망상, 심한 폭력성을 나태내는 환자들이 있다. 의사들은 흔히들 이런 환자들의 보호자들에게 보통 “보호자분들이 환자를 돌보는데 잎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조언해준다. 이런 망상이나 불안이 심하고 특히 폭력적인 행동을 보이는 환자는 치매환자를 돌보는 입장에서는 많은 인내심과 세심함이 필요하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 나타나는 망상이나 불안, 무관심, 초조, 공격성, 수면장애 등 ‘행동·정신 증상’이 뇌 속에 쌓이는 병리 물질에 따라 서로 다른 양상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신경과 이영건 교수는 국외 뇌영상 오픈 액세스 플랫폼인 ADNI(Alzheimer‘s Disease Neuroimaging Initiative)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의 뇌 영상 자료와 임상증상, 뇌척수액 검사결과를 분석한 결과 뇌에 쌓이는 타우 단백질과 알파시누클레인이라는 물질이 망상, 불안, 무관심, 수면장애 등 행동‧정신 증상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에는 알츠하이머병 관련 단백질이 확인된 사람 336명의 자료를 분석했다. 인지기능이 정상인 사람부터 경도인지장애와 초기 치매 환자까지 포함됐다. 이 가운데 238명은 뇌척수액 검사를 통해 루이소체치매·파킨슨치매와 관련된 알파시누클레인 단백질의 비정상적인 변화도 추가로 확인했다.
▶타우 많을수록 망상·초조·공격성 등과 연관=연구 결과, 뇌 속 타우 단백질 축적량이 많을수록 망상, 초조·공격성, 이상 운동, 식사·식욕 이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았다.
특히 망상은 타우 축적량이 높을수록 2.6배가량 높았다. 초조·공격성은 약 1.6배, 과도한 반복 행동은 약 1.8배, 식사·식욕 이상은 약 1.6배 높게 나타났다. 뇌 부위별 분석에서는 전두엽과 측두엽, 변연계의 타우 축적이 망상과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망상은 ‘누군가 내 물건을 훔쳐갔다’거나 ‘사람들이 나를 해치려 한다’는 등 실제 사실과 다른 생각을 사실이라고 믿는 증상이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 나타나는 대표적인 행동·정신 증상 가운데 하나로, 환자뿐 아니라 가족과 보호자에게도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알파시누클레인 병리도 특정 증상과 연관=이번 연구에서는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병리인 타우뿐 아니라 루이소체치매와 관련된 알파시누클레인 단백질도 특정 행동·정신 증상과 연관성을 보였다.
연구팀은 뇌척수액에서 알파시누클레인 씨앗 증폭검사(SAA)를 시행한 238명을 분석했다. 알파시누클레인 병리를 가진 환자는 망상, 불안, 무관심, 수면장애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았다. 특히 망상 위험은 5.5배, 불안 2.3배, 무관심 3.5배, 수면장애 2.1배 높았다. 타우와 아밀로이드 베타의 영향을 함께 고려한 분석에서도 이러한 연관성이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알츠하이머병의 행동‧정신 증상을 이해하는데 있어, 알츠하이머병의 병기와 연관된 타우의 확산 정도와, 알츠하이머병에 흔히 동반되는 루이소체병리가 중요함을 보여줬다.
일산백병원 신경과 이영건 교수는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행동·정신 증상을 인지기능 저하의 부수적인 증상으로만 보기보다 뇌 속 병리 변화와 함께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향후 다양한 바이오마커를 종합해 환자별 증상을 정밀하게 평가하고 관리하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영건 교수는 “특히 알츠하이머병에 다른 신경퇴행성 병리가 함께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환자의 증상을 세밀하게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알츠하이머병·치매 분야의 세계적인 국제 학술지인 ‘Alzheimer’s & Dementia’(Impact Factor 12.8)‘ 최신호에 게재됐다.
kty@heraldcorp.com


